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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미

by 푸른바람꽃 2012. 4. 22.
세이브 미 세이브 미
리사 스코토라인, 심혜경 | 샘터사 | 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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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침마다 뉴스를 보기가 무서울 정도다. 끔찍하고 안타까운 사건들이 줄을 이어 보도되고 그 중에서도 청소년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등으로 인한 자살 사건은 그 상처를 미리 보듬어 주지 못한 우리 모두의 잘못인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지메라는 집단 따돌림은 비일비재한 일이고 <세이브 미>를 통해 들여다본 미국의 학교도 이런 현상은 비슷했다. 아마도 집단 따돌림이 그 맘 때 아이들의 또래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선천적으로 얼굴에 화염상 모반을 가지고 있었던 멜리. 어여쁜 소녀의 얼굴 한쪽을 물들이고 있는 그 반점은 아이가 자라는 내내 못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감당해야 했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어야 했던 멜리는 의기소침해 졌다. 그런 딸이 늘 애처롭고 걱정스러웠던 엄마 로즈. 그런데 로즈가 학생들의 급식 도우미 자원봉사를 간 어느 날, 학생 식당에 폭발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절체절명의 순간 그녀 앞에는 평소 멜리를 못 살게 굴던 소녀들이 서 있었고, 정작 그녀의 딸은 건물의 화장실로 숨어버린 상황이었다. 이 소녀들을 구하고 딸에게 가면 이미 늦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이 아이들을 모른척할 수 있을까?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과 함께 갈등했겠지만 그녀는 소녀들을 먼저 구하기로 결심한다. 아이들을 식당 출구까지 배웅한 다음, 곧장 멜리를 구하러 달려가 다행히 멜리와 로즈 모두 무사히 탈출하게 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식당 출구까지 배웅했던 아이들 중 멜리를 괴롭히던 한 소녀가 건물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진 채 뒤늦게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졸지에 로즈는 자신의 아이만 구한 파렴치한 엄마로 전락하고 마침 피해 아동이 평소 멜리를 가장 괴롭히던 아이였던 탓에 이런 비난은 사실처럼 일파만파 퍼진다.

 

만약 내가 로즈였다면 어땠을까? 그녀처럼 내 딸보다 다른 아이들을 먼저 구조하겠다고 마음먹는 일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즈의 의도와 행동들이 의심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 때는 회피하는 것 외에 어쩔 도리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멜리가 그동안 겪었던 아픔들이 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올 때는 부모로서도 아이의 고통을 대신할 수 없음에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이 진리임을 증명하듯이 로즈는 용기를 내 스스로 사건해결에 뛰어 든다. 목숨의 위협도 있었고, 알고 보니 사건의 배후에는 대기업과 정치인 등이 연루되어 있었지만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었다.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비록 이번 사건에서 로즈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이지만 그녀는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이 10대 때 저지른 잘못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한다. 그러나 <세이브 미>의 아쉬운 점은 너무 허무하게 사건이 해결된다는 사실이다. 한껏 긴장감이 고조되어가다가 드디어 드러난 사건의 배후와 진범은 다소 생뚱맞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이들의 정체가 밝혀진 다음에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모든 사건이 일망타진되어 버리니 허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치밀하게 사건을 구성하고 마지막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면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결말만큼은 이 세상의 모든 집단 따돌림 사건들 중에서 가장 훈훈하고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가 행복해지기까지 이들도 충분히 아픔을 겪었지만 역시 해답은 양측이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감싸 안을 때 가능한 일인 것 같다.

 

 

 


※ 본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 도서를 읽고 책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 작성한 것입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