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 김현정 | 쉼 | 20121025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몇 차례의 유럽 여행서 탐독으로 프랑스 파리는 제법 익숙해진 도시다. 도시의 독특한 굴뚝 모양도 신기했고, 야간에 불이 켜진 에펠탑의 모습은 볼 때마다 마음을 따뜻하게 밝혀 주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파리에 대한 이런 단편적인 이미지 말고 파리의 속을 제대로 알아볼 기회는 없었던지라 <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 여행> 편은 파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볼 좋은 기회라 생각됐다. 가치창조의 번짐 시리즈를 크로아티아 편부터 계속 이어서 보고 있는데 이번 <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 여행>은 일종의 번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현정은 세 번의 파리 여행을 총망라하듯 그녀가 만난 파리를 인문학 지식들과 더불어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준다. 학창시절 세계사 수업 시간에 파리대혁명 즈음의 프랑스 역사를 배운 기억이 있지만 그 역사의 현장을 현재의 사진들과 함께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이 책의 파리 여행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부분은 파리하면 떠오르는 역사적 인물과 그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보고, 두 번째 부분에서는 파리의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본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에필로그 격으로 파리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전한다. 파리하면 떠오르는 개선문, 에펠탑, 퐁네프 다리, 몽마르트르 언덕 등은 그 이름만 들어도 풍경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는데 사진으로 보고 또 봐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진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파리 곳곳을 재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곳은 팬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스민 오페라 극장 가르니에와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함이 깃든 니생 드 카몽도 박물관이었다. 특히 카몽도 가문의 비극은 저자의 말처럼 그 시절의 행복한 시간이 박제된 듯 남겨진 카몽도 박물관에서 더 생생히 되살아 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판테온에 고이 잠든 사람과 나중에라도 행적에 따라 엄히 퇴출당하는 사례를 우리나라의 현충원과 비교한 작가의 날선 지적은 무척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파리가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작품들은 언제 봐도 새롭고 감탄이 나온다. 다만 이 책에서는 저자의 안내에 따라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박물관 등을 한 바퀴 둘러보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책을 보면서 좀 아쉬웠던 점은 각각의 내용별로 표제와 부제가 메인 사진 위에 적혀 있었는데 몇몇 부분은 사진의 배경색과 글자색이 같아서 읽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좋았던 점은 책의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 책에 언급된 파리의 주요 사건들”이었다. 책의 목차는 건너뛰고 바로 본문부터 읽기 시작하면서 장소 중심으로 역사가 나열되어 있다 보니 시간 순이 아니라 헷갈리기도 했는데 마지막에 깔끔히 정리해 주었다. 언제나 보기만 해도 좋았던 파리... 그러나 그간의 서먹했던 파리가 아닌 이 책 덕분에 한결 가까워진 기분이다. 그리고 나와 파리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좁혀 줄 이 책의 짝꿍 격인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 여행>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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