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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선물

by 푸른바람꽃 2012. 12. 23.
계절의 선물 계절의 선물
문인영 | 북하우스엔 | 201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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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인 친구의 집들이를 간 적 있다. 아기자기한 살림들을 구경한 다음, 결혼과 동시에 갑자기 주부로 변신한 친구가 차려주는 식사를 대접받는 기분이란 참 오묘했다. 식사가 끝나갈 때쯤 친구는 직접 만든 것이라며 새콤달콤한 레몬차를 후식으로 주었는데 밖에서 사먹기만 했던 이런 차를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니 신기했다. 더군다나 친구에게 들은 만드는 방법은 특별할 것 없이 시중에 파는 레몬을 사서 깨끗하게 씻은 다음 썰어서 꿀에 재우면 끝이라는 것. 요즘에도 이 친구는 피클, 쿠키, , 초콜릿, 치즈 케이크 등을 만들어 보이며 여전히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볼 때마다 신기해서 어떻게 이렇게 만들까 싶었는데 <계절의 선물>에서 그 비밀이 살짝 공개됐다.

 

얼핏 보면 일반 요리서와 다를 바 없어 보일지 몰라도 계절의 선물에는 우리나라의 사계절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있었다. 계절이 바뀌면 그 계절에 어울리는, 혹은 그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식재료들이 있다. 가령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매실, 가을에는 홍시, 겨울에는 고구마처럼... 이렇게 그 계절에 먹으면 더 맛있을 먹을거리들을 저자는 완성된 사진과 조리법을 글로 풀어 놓았다. 만드는 과정이 사진으로 자세히 나오는 요리는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의 요리들은 이 요리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 그리고 만드는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행한 것은 까다로운 요리들은 별로 없어서 재료와 기구만 갖춰져 있다면 충분히 따라할 만 하다는 점이다.

 

집에 오븐이 없어서 케이크, 쿠키, 타르트 등과 같이 구워내야 하는 요리들은 따라 하기 힘들겠지만 케첩과, 땅콩버터, 장아찌류와 밀크캐러멜 등은 쉽게 만들 수 있고 정성이 깃든 선물로도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다만, 비교적 손쉬운 요리들만 싣고자 해서였는지 대부분이 후식 종류에 국한되어 있었고, 만주와 약식, 영양떡과 같은 우리 전통식도 구색을 맞추고는 있으나 디저트 종류가 발달한 서양식이 더 많이 소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음식들이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집에서 뚝딱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우리가 사는 이 땅의 사계절은 축복과도 같다는 사실이었다. 덧붙여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에게 마음이 담긴 음식으로 대접할 일이 있다면 <계절의 선물>이 좋은 스승이 되어줄 것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