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실한 고백 조두진 | 예담 | 20121128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우리의 기억은 이기적이다. 그래서 과거를 왜곡하고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자기방어 기제라고 봐야할 것이다. 가끔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나 옛일을 회상하다보면 둘 사이에도 기억의 간격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분명히 사건은 하나인데 각자의 기억은 다르게 남아있다. 조두진 작가의 <진실한 고백>에는 이 같은 변질된 기억, 왜곡된 진실에 관한 여섯 편의 단편이 등장한다. 우리가 사실이라 믿고 있던 과거는 과연 사실이긴 한 것일까?
스타라는 이유로 세간의 구설수에 시달렸던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싼 ‘끼끗한 여자’, 과거의 고통을 거름삼아 성공한 시인의 과거에 대한 진실 ‘시인의 탄생’,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어느 무기수의 자기 합리화와 변명을 그린 ‘진실한 고백’, 할머니 표 칼국수의 허를 찌르는 손맛의 비밀 ‘장인정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버린 오해와 외면 ‘이정희 선생님’, 황강가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상상 같은 이야기 ‘뻐꾸기를 보다’까지 여섯 편은 모두 기억이라는 실타래에 엮여 있었다.
각각의 단편은 쉽게 읽히고 비슷한 주제로 서로 다른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사람들의 과거와 기억, 진실은 모두 같은 선 위에 놓여 있었는데 이것이 각자의 편한 방식으로 가공되어 나중에는 진실이란 대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그리고 최근에 읽은 <리플리> 시리즈와 묘하게 겹쳐서 삶의 진실과 거짓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우리네 모습이 엿보인다.
사실 신문사 기자로 재직 중인 저자와는 두어 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기자로서의 얼굴만 보았지 작가로서의 얼굴을 마주한 기억이 없어 아쉽다. 언젠가 또 만나게 된다면 그의 작품을 읽은 독자로서 그를 다시 보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더러 첫 번째 단편 제목 ‘끼끗한 여자’를 깨끗한 여자로 착각하던데 끼끗하다는 생기가 있고 깨끗하다는 뜻으로 깨끗하다는 말보다 더 확장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고 보면 ‘깨끗’ 보다 ‘끼끗’이 제목으로는 더 어울린다는 것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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