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플리 2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홍성영 | (주)그책 | 20121120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리플리 시리즈 1권에 해당하는 <재능 있는 리플리>로 잠시 멈췄던 톰 리플리의 시간은 시리즈의 2권 <지하의 리플리>로 다시 흘러가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그의 범행도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범행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디키를 죽음으로 내몰고도 태연히 행동하던 리플리.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으려던 리플리. 하지만 1권의 마지막에서 수사망이 그에게로 좁혀질 때는 그도 적잖이 당황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 마저도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갔던 리플리는 디키가 남긴 유산으로 생활고에서 벗어나 그만의 삶을 살아간다.
2권에서는 디키의 죽음으로부터 꽤 시간이 흘러 리플리는 유복하게 자란 엘로이즈 플라송를 만나 결혼까지 하고, 그만의 사업도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업이 말썽을 일으킨다. 디키의 유산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그가 벌린 새로운 사업은 그림 위조였다. 우연한 기회에 자살로 요절한 화가 ‘더와트’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된 리플리는 더와트의 그림을 팔기 시작했다. 곧 남은 그림이 바닥을 드러내자 리플리는 화가 버나드 터프츠로 하여금 더와트의 화풍으로 그린 위조품을 그리게 한 다음 마치 더와트의 그림인양 판매하기에 이른다. 마치 더와트가 은둔 생활을 하며 계속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꾸민 것이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 미술용품과 교육사업 등으로 확장되어 승승장구 중이었는데, 불현듯 이 거짓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미술 수집가 토머스 머치슨이 등장한다. 본인이 구입한 더와트 그림은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사실 확인을 요구해 온 것. 이 일을 심상치 않게 여긴 회사에서 최초에 사기행각을 구상했던 톰에게 도움을 청하고 톰은 스스로 더와트로 분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리플리는 토머스 머치슨을 유인해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른다. 1권과 다른 점이라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싶으면 톰은 이제 살인 고백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공범이 된 사람은 버나드였다.
버나드와 리플리의 악연도 결국에는 그림 위조에 살인까지 동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버나드가 절벽에 몸을 던져 자살함으로써 마무리 된다. 엄밀히 말하면 리플리에 의한 타살성 자살인 버나드의 죽음은 그동안 죄의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톰 리플리와는 극적인 대조를 보인다. 그리고 톰은 그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는 아내 엘로이즈마저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이번 사건에서도 묘하게 꼬리를 감춘다. 물론 사건은 시원하게 끝나지 않았고, 이어지는 3권까지 읽은 후라 그의 범행이 날로 진화해 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전에 볼 수 없던 특이한 캐릭터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리플리에 대한 애정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과연 5권까지 갔을 때 리플리는 어떤 모습일까? 사람이 아닌 괴물로 변해버린 한 남자를 마주하게 될까 두렵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