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은 자들의 방 프랑크 틸리에, 이승재 | 노블마인 | 20121212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어느 인터넷 서점에서는 이 책 <죽은 자들의 방>을 구입하면 선착순 한정으로 ‘멜로디의 미소’라는 영화 DVD를 증정하고 있었다. 그제야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이미 몇 년 전에 나왔음을 알았다. 어떤 영화인지 검색해 봤더니 영화 포스터도 그리 낯설지 않았다. 평소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긴 해도 잔혹 스릴러 영화는 꺼리는 편이라서 아직 영화를 못 봤었나 보다. 영화부터 보고 책을 읽을까 잠시 망설였지만 일단 책부터 읽어보기로 하고 <죽은 자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17년 전,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어도 공포와 불쾌감을 자아내는 분위기의 단편적인 과거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17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교차하는 두 사건으로 본격화 된다. 회사의 재정악화로 정리해고 당한 비고와 실뱅은 홧김에 회사벽에 스프레이로 낙서나 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실뱅의 차를 몰던 비고가 과속으로 한 남자를 차로 치고 만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는 현금 200만유로가 든 가방이 함께 있었다. 비고의 주도하에 거액을 가로채고 남자의 시체를 유기하며 공범이 된 두 사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남자와 현금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그는 다름 아닌 남자가 죽고 얼마 후 미소를 띤 채 죽어있던 시각장애 소녀 멜로디의 아빠였던 것. 납치된 딸의 몸값을 가지고 가던 중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결국에는 아빠와 딸 모두 목숨을 잃은 것이다.
멜로디의 납치 살해 후에도 괴물로 표현된 범인은 추가 납치와 범행을 계속 벌이며 경찰을 조롱하는 듯 했고, 돈에 눈이 멀어 점점 살인기계로 변해가던 비고의 범행도 사건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읽으며 다소 납득이 가지 않았던 점은 비고라는 인물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직장인이었던 그가 한 순간에 살인귀로 변해 버리는 설정은 억지스러웠고, 우발적인 상황에서도 마치 치밀하게 준비하고 사전지식을 갖춘 듯 뺑소니 친 남자를 유기하는 모습이나 나중에 실뱅과 그 가족들에게 범하는 행위들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여경 뤼시와 함께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은 여느 스릴러 소설들과 비슷하게 적당한 긴장감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그러나 결말이 의외로 흐지부지하고,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자주 끊어지는데 특히나 결말부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다. 이 책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교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한껏 고조된 정점에서 여지없이 이야기가 툭 끊어지고 전혀 다른 상황으로 넘어가 버린다. 또 범인의 범행 동기에 대한 설명이 마지막에 드러나긴 해도 다소 부족해 설득력을 잃고 있다. 영화에서는 어떨까 몰라도 책에서는 이런 점들이 무척 아쉬웠다. 책을 읽고 나니 사실 영화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워낙 잔인하고 참혹한 장면이 자주 등장해서 그런 부분은 대충 일고 지나친 부분도 많았으니까.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몰라도 아직 책과 영화 모두 본 적 없다면 일단 책을 먼저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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