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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

by 푸른바람꽃 2013. 5. 28.
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 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
이승헌, 이종민 | 인사이트북스 |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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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름지기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20여년 이상 아파트에서만 살고 있어서 그런지 어릴 때 단독주택에 살았던 불편함보다 아파트에 살게 된 이후 느낀 편안함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도 변하는 것 같다. 요즘에는 자연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생활, 특히나 좁으면 좁은 대로 잔디가 깔린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됐다. 그러나 곧 이런 생각도 주택, 아파트 할 것 없이 고공행진 하는 집값 때문에 ‘언젠가’라는 불확실한 미래의 희망사항에 머물고 마는데 현실감 있게 마당 있는 집을 그것도 도심에서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이름 하여 <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인데 부제가 더 솔깃하다. 아파트 전셋값으로 도심 속 단독주택 갖기 프로젝트!!

 

서울 포함한 수도권 지역은 워낙 전세 가격이 비싸니 부제가 마냥 허위과장 광고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전세 가격이 아니라 전세 얻어 살 돈이면 도심 속에서 번듯한 단독주택을 내 집으로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아파트 못지않은 안락함과 잔디 마당까지 있는 그런 주택 말이다. 책에서는 이런 집을 리노베이션(혁신)과 하우스(집)를 합성한 ‘리노하우스’라 부른다. 이 리노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는 두 사람은 중 이종민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경영자이고, 이승헌 교수는 대학에서 실내건축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 마디로 건축, 인테리어의 전문가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이종민 대표의 새로운 집을 꾸민 것이 리노하우스의 시작이 되었고 이 집은 리노하우스 1호점으로 책에서도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어떻게 전셋값으로 이렇게 번듯한 집의 주인이 될 수 있었는지 모두가 궁금해 할 그 내용을 단계별로 알려준다.

 

무엇보다 시작은 발품을 팔고 꼼꼼하게 알아본 후 뼈대가 될 집을 구하는 일부터다. 여기서 위치, 학군, 주변 환경 등을 따져 보는 것은 일반적으로 집을 구하는 때와 비슷하지만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치안, 방범 문제가 중요하므로 비교적 안전한 주거지역-강력사건의 발생 빈도가 낮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여기에 지자체의 지역별로 주택 개보수 시 지원해 주는 부분도 제각각이므로 이왕 집을 구할 때 이런 점도 미리 알아본다면 선택의 폭을 더욱 좁힐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이 구해졌다면 다음으로는 ‘어떻게 고칠 것인가?’라는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는 것이 좋은데 그렇다고 전문가에게만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본인 또는 가족의 생활 형태를 고려한 동선 계획과 평소 집에 바라던 사항 등을 적극적으로 디자이너에게 의견 제시해야 완공 후 집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 이 점은 다른 인테리어 서적들을 읽을 때도 이미 공통적으로 느낀 바 있다.

 

이 책을 읽은 혹자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이렇게 세세한 것들까지 내가 알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문가가 “알아서 잘 만들어 주는 집”일지라도 공사 중에 설계사나 시공사는 집주인에게 수많은 보기를 제시하고, 또 선택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때 기본적으로 자재나 창의 종류, 시공 방법의 차이 등은 공사 의뢰인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협의가 원활히 진행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이 책이 꽤나 유익한 도움을 준다. 반면 책의 몇몇 문장들은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들었고, 현재 리노하우스가 18호점까지 만들어졌다는데 그 사례를 더 다양하게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단독주택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단열, 결로 등의 문제는 시공 시 보완할 수 있고, 또 방범 문제도 몇 가지 조언을 해 주고 있으나 주차 문제는 별도의 공간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으므로 이 점도 고민해 볼 일이다.

 

어떤 집에 사느냐가 어떤 생활을 만들고, 그 생활의 차이가 크게는 삶의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 층간 소음에 대한 걱정이 없고 작은 마당에 나무와 꽃을 심어 가꿀 수도 있으며, 때로는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이는 삶에 높은 가치를 두는 당신이라면, 이 책이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