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난도의 내일 김난도(Kim Ran Do), 이재혁 | 오우아 | 20130704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지난 해 여름,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만난 지 근 1년 만에 김난도 교수의 새로운 에세이 <김난도의 내일(내 일을 잡으려는 청춘들이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이 세상에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트렌드 연구자이기도 한 김난도 교수는 직업의 트렌드 분석을 통해 청년 실업 문제의 해법을 찾고자 노력했고, 이것을 ‘KBS 파노라마’라는 다큐멘터리 팀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하여 내놓은 책이 바로 <김난도의 내일>이다.
“‘내 일(My Job)’을 하라. 그리고 ‘내일(Tomorrow)’이 이끄는 삶을 살라.”
<김난도의 내일>의 시작과 끝은 아마도 이 한 문장으로 압축될 것이다. 여기서 ‘내 일’은 단순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다시 말해서 노동의 의미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노동’에 ‘행복’, ‘꿈’ 등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 더해져서 ‘내 일’이 완성된다. 그렇다면 ‘내 일’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직업에 대한 일종의 틀을 먼저 깨야 한다는 것을 책에서는 국내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시켜 준다. 책에서는 FUTURE(미래)와 MY JOB(내 일). 크게 이 두 단어를 놓고 각 단어를 이루고 있는 알파벳을 이니셜로 한 핵심 문장을 제시해 직업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전반부 FUTURE(미래)에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취업 시장을 소개하는데 네덜란드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화는 실로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여서 놀랍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이윤만을 추구하는 직업이나 회사가 아닌 공익을 위하는 착한 직업과 창업의 길이 있다는 것도 새롭다. 또 매일 9시 출근에 6시 퇴근이라는 근무 형태를 벗어나 노트북만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일터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프리랜서 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회사들 역시 유연 근무제와 직원 복지를 중시하는 형태로 기업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구글의 좋은 예와 야후의 나쁜 예가 모두 소개되고 있는데 저자의 말처럼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해서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가장 쉽지만 올바른 대안은 아니란 생각에 공감한다.
후반부 MY JOB(내 일)에서는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취업 판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추고자 노력하는 청년들과 또 청년들이 그렇게 자신만의 브랜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학의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내 일’이 무엇일까 고민할 때마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경험의 부족이었다. 지금까지 제대로 직업 탐색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무엇에 소질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고 그나마 몇 번의 이직 경험을 통해 비로소 소질을 보이는 일과 적성에 결코 맞지 않는 일 등을 한두 가지 찾아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내 잠재력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폭넓은 교육이나 직업 체험의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체계적이고 다양한 기술학교 내지 직업 교육원이 우리나라에도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몇 차례 직장인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본 적이 있는데 국내의 국비 직업교육원의 경우엔 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아서 직업교육원 자체도 전문화, 특성화가 부족해 아쉬웠다. 그리고 지금껏 직업 선택에서 얼마나 남의 시선을 의식해 왔었는지 그럼으로 인해 적성이나 소질 등 정작 중요한 것들은 간과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장차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수차례 질문을 받아왔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물론 하고 싶었던 일은 참 많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나의 모든 장래 희망들은 ‘하고 싶다’ 단계에서 그쳤고, 몇 차례의 이직 끝에 찾은 지금의 일은 정년 보장과 안정적인 급여, 비교적 정확한 퇴근시간과 연월차 등을 제공해 주고 있으나 내게 일의 ‘행복’을 안겨주진 못했다. 이것이 지금도 ‘내 일’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돈이 아닌 행복을 위해 일하라고 하는데 현실에서 그 용기를 내긴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확신만 있다면 어느 날 갑자기 없던 용기가 샘솟게 되지 않을까? 아직 늦지 않았으니 ‘하고 싶다’에 머물고 있는 몇 가지의 일들을 이제는 작은 행동부터 실천에 옮겨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언제까지 미루고 주저하다가 버나드 쇼처럼 나의 묘비명에도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쓰고 싶지는 않다. 나의 내일은 행복과 보람, 열정이 깃든 내 일로 채우고 싶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