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 백승선 | 쉼 | 20130820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지난 8월 31일 개막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이 오늘로 5일째를 맞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단체에서도 일부가 이번 행사의 공연단에 선발되어 지금 이스탄불에서 축제를 더욱 빛내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비록 함께 갈 수는 없었지만 때마침 읽게 된 <두 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는 연일 매스컴에 소개되고 있는 터키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터키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던 내가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는 케이블TV의 한 매칭 프로그램에서 떠난 여행지가 터키였기 때문이다. 젊은 남녀가 낯선 곳에서 서로에게 설렘과 호감을 느끼는 과정은 여행과 무척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 배경이 된 터키도 낭만을 더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던 명장면은 ‘카파도키아’의 하늘을 수놓던 풍선들과 그 아래 펼쳐진 기암괴석의 절경이었다. 이 책에서도 TV로 봤던 카파도키아의 그 장관들을 마지막 챕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이번 번짐 시리즈의 제목이 말하는 ‘두 개의 영혼’이란 기독교와 이슬람, 유럽과 아시아,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이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스탄불에서 아야 소피아와 블루모스크가 마주보고 선 광경을 직접 보면 얼마나 이색적일까? “세상에 없는 것은 없고, 있는 것은 다 있다”는 그랜드 바자르는 쇼핑 천국이겠지? 이스탄불 편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에 빠져 문득 터키에 있을 공연단이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 글과 사진으로만 보는 이스탄불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한편,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에서 마지막 음모가 펼쳐졌던 곳이 터키 이스탄불이었는데 그 배경 장소였던 예레바탄 지하 궁전(바실리카 지하저수조)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하지만 <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 편에서 다른 어떤 곳보다 내 눈과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여행지는 ‘파묵칼레’였다. ‘파묵칼레’란 터키어로 목화성이라고 한다. 새하얀 석회암들이 마치 목화 같기 때문일텐데 이 석회암 웅덩이에 온천수가 흘러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마치 지구가 아닌 우주 어느 행성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곳에서 자유롭게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겠다 싶고, 당장에라도 이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책에서는 이밖에도 아름다운 에게해 남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도시 ‘보드룸’과 달콤한 와인을 맛보고 싶게 하는 ‘쉬린제’, 터키의 고대도시로 로마시대의 문화유적과 초대교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에페소스’도 소개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참전 국가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우리와 3, 4위전을 치른 상대국으로 기억하고 있던 터키. 하지만 <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에서 이곳은 오묘하고 신비한 매력을 가득 품은 여행지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크로아티아’에 이어 가치창조의 번짐 시리즈로 새롭게 발견한 또 다른 보석 같은 곳이다. 이제 다음 주면 터키 공연단이 돌아와 이스탄불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놓을 것이다. 듣고 나면 더욱 가보고 싶어질 텐데 큰일이다. 그땐 다시 이 책을 펼쳐들고 터키를 그리워할 것만 같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