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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by 푸른바람꽃 2014. 6. 2.
다시, 봄 다시, 봄
장영희, 김점선 | 샘터사 | 201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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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은 무심히 흘러 장영희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도 5주기가 되었단다. 지난 5년 동안 그녀의 책을 몇 번인가 다시 읽었고, 또 글을 읽을 때마다 그녀를 추억하곤 했었다. 절망 속에서도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주던 그녀의 글에서 나는 힘을 얻었었다. 그런 장 교수의 글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다시 책으로 엮이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되고 있다. 샘터에서 올 4월에 출간된 <다시, 봄> 역시 장영희 교수가 번역한 영시와 시에 얽힌 그녀의 짧은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고, 장영희 교수와 같은 해 세상을 떠난 화가 김점선의 그림이 삽화로 실려 더욱 특별하다.

 

 

1년을 열두 달로 나누고 1월부터 12월까지 어느 달에는 두 편 또 어느 달에는 서너 편의 시가 소개 된다. 달마다 계절감이 다르고, 또 1년의 어디쯤에 이르렀나에 따라 갖게 되는 마음가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심상이 함축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는 시를 장영희 교수가 번역한 문장들로 만나니 그 느낌이 새롭다. 영시의 원문이 번역문과 함께 실려 있어서 자연스럽게 원문으로 시선이 한 번 갔다가 번역문으로 눈길을 옮기게 됐다. 시라는 문학의 특성 상 사용된 어휘들도 그리 어려운 영단어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뜻을 아는 것과 그 의미까지 아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같은 단어를 어떻게 번역해 놓느냐에 따라 시의 느낌은 천지차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라면 저 단어와 저 구절을 과연 어떻게 표현했을까 생각해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해 진다.

 

 

삶의 매 순간은 새로운 감동이고, 계절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감흥을 느낄 새도 없이 우리는 시간을 흘려보내며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봄>을 읽는 동안만큼은 이렇게 지나쳐온 계절을 되돌아보고 삶의 다양한 풍경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과 너무 잘 어우러진 김점선의 그림은 순박하고 아름답게 자리한다. 두 사람의 생전 우정을 보여주듯 말이다. 시 한 편을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가 전하는 감정의 여운은 참 길다. 한 권을 다 읽었지만 매월 첫 날이면 이 책을 다시 꺼내 그 달의 시를 읽어 보는 것도 좋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