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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 : 영화 속 디저트부터 만찬까지 한 권에!

by 푸른바람꽃 2014. 8. 3.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
정영선(파란달) | 미호 | 201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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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파란달로 불리는 정연선 작가의 새로운 요리책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 책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는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다. 지금은 요리전문가가 된 그녀는 과거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했었는데, 이 때 영화 관련 잡지와 방송 프로그램에서 썼던 바 있는 '영화 속 음식'이란 주제를 좀 더 맛깔나게 정리해 "시네마 레시피"라는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평소 영화도 좋아하고, 맛있는 요리의 레시피에도 관심이 많은 내게 이 책은 구미에 딱 맞는 요리서가 아닐 수 없었다.

 

1관에서 3관까지 나눠진 챕터 속에는 총 40편의 영화가 등장한다. 바꿔 말하면 40개의 레시피도 함께 소개되어 있는 것이다. 이 중에 내가 본 영화는 가장 최근에 보았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포함해 32편 남짓 된다. 목차에서 익숙한 영화 제목과 요리의 이름을 훑어보면서 '아하~ 그 요리! 그 때 그 장면!' 하기도 했고, 또 어떤 영화와 요리 앞에서는 주춤하며 낯설어 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궁금해 졌다. 내가 기억하는 영화 속 그 요리가 맞는지 알고 싶었고, 아직 본 적 없는 영화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낯선 요리들은 어떤 맛을 내는지 말이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작가답게 저자는 참 맛있게 영화를 소개한다. 어떤 글을 쓸 때마다 첫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익히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매 영화를 소개하는 첫 문장마다 단숨에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영화 속 이야기로 빨려들 수밖에 없게 하는 그녀의 글이 좋았다. 차분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영화를 소개하는 그녀는 '영화 속 메뉴 따라하기'에서 영화에 직접 등장했던 요리를 내놓거나 영화 속 어떤 내용과 연상이 되는 요리, 혹은 영화에 나왔던 음식을 응용한 레시피 등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영화 '러브 픽션'에서 독특한 사랑 표현이었던 "난 너를 방울방울해"를 모티브로 방울토마토를 넣은 토마토 브루스케타-이름은 어려워도 마늘바게트 위에 방울토마토를 토핑으로 얹은 요리-를 소개하거나, 영화 '설국열차' 속 검은 양갱의 정체를 알고 있기에 차마 팥 양갱을 소개할 수 없어 유자양갱을 선보이는 식이다.

 

그런데 정통 레시피 책을 기대한다면 이 책보다는 진짜 요리 전문 서적을 고르는 편이 낫다. 이 책에서 요리는 영화와 어우러진 일종의 양념에 가깝기 때문이다. 내용의 주는 영화에 대한 것들이고 이 책에서만큼은 메인요리인 영화의 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혹은 디저트로 레시피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만드는 과정도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물론 복잡한 조리 과정이 필요한 요리들에는 좀 더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한 두 페이지 정도로 레시피 소개를 마친다. 나는 그것이 나쁘진 않았다. 왜냐면 그녀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이다. 봤던 영화는 다시 보고 싶고, 본 적 없는 영화는 찾아보고 싶을 만큼.

 

곁가지로 소개된 영화 속 거기나 영화 속 음악도 좋았고, 왜 이 영화들은 빠졌을까 했던 '카모메 식당'이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등은 이런 내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짧게나마 담고 있었다. 맛있는 요리, 재밌는 영화는 모두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다. 때로는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있을까 싶었던 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시네마와 레시피는 찰떡궁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 많은 영화에서 요리들은 영화의 중요한 장치였던 동시에 이렇게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나 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