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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말해줘

by 푸른바람꽃 2014. 11. 16.
이름을 말해줘 이름을 말해줘
존 그린(John Green), 박산호 | 웅진지식하우스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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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봤던 영화 중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던 <안녕, 헤이즐>은 원작 소설이 따로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는데 원작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였고, 저자가 존 그린이었다. 원작 소설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영화만으로도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선지 이 책의 저자가 쓴 다른 작품도 자연스럽게 궁금해 졌다. <이름을 말해줘>는 순전히 그런 이유로 읽게 된 책이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콜린 싱글턴은 열아홉 명의 캐서린과 사귀고 이별했다. 그는 이성과의 교제에 있어서 다른 무엇보다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사랑했고, 똑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와 무려 열아홉 번이나 연애를 했는데 문제는 이 소녀들에게 모두 차였다는 것이다. 콜린이 이성을 단번에 사로잡는 누가 봐도 멋진 남학생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두 번도 아닌 매번 연애의 종말이 일방적인 결별이었다는 것은 콜린에게 어쩔 수 없는 좌절감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그래서 콜린은 두 남녀 관계의 차는 쪽과 차이는 쪽에 대해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연애를 수학적 그래프로 그리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불릴 만큼 명석했던 꼬마가 이제 막 성인이 된 시점에서 자신의 사랑과 연애에 대해 점검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름을 말해줘>는 미국식 유머가 가득하다. 이런 점이 재밌는 구석이긴 한데 솔직하게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잘 맞지 않는 느낌이다. 문장 자체가 기발하고 재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나는 썩 재밌게 와 닿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책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고 글자만 읽어나가는 기분이었기 때문에 아쉬웠다.

 

절친한 친구 하산과 콜린은 진학 고민과 이별 극복이란 각자의 이유를 핑계로 갑작스런 자동차 여행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에서 린지라는 새로운 소녀를 만나면서 두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온다. 콜린은 린지로 인해 자신만의 기억 속에 있던 캐서린들과의 연애를 되짚어 보면서 자신의 기억에서 오류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별이 콜린만 당하는 일방적인 경험이 아니라 그저 두 사람에게 닥친 일일 뿐이라는 것도...

 

사랑은 아픔은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한다는 진리와도 같은 말처럼 콜린에게 캐서린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린지였고, 린지에게 있어서도 또다콜과의 지지부진한 관계를 정리하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콜린이었으니 두 사람 모두에게 건샷에서의 우연한 만남은 운명이었지 않을까? 콜린과 린지의 사랑도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두 사람 모두 알 것이다. 이별은 언제 어디서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고 사랑하는 동안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