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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by 푸른바람꽃 2015. 1. 15.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박광수 | 걷는나무 | 20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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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을 치르고 시집을 마지막으로 샀던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난생 처음으로 샀던 시집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었고 중고등학생 때는 당시 한창 인기 있던 원태연의 시집을 샀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그 후로는 아주 가끔, 우연히 지나다 그렇게 시를 읽어 왔다. 그런 내게 만화가 박광수가 그의 인생에 힘이 되어 준 시 100편을 모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실로 오랜만에 읽는 시집이었다. 또 한 때 유명세를 떨치던 <광수생각>의 저자 박광수의 일러스트들도 오랜만이었다.

 

책에서는 저자의 서문 격으로 에세이도 두어 장씩 챕터의 앞을 장식한다. 그간 활동이 잠잠하던 저자의 근황이나 시를 좋아하게 된 저자의 과거 경험담 등이 담겨 있다. 그리고 남은 부분은 전부 시와 일러스트들로 채워져 있는데 시는 국내외 작품들이 모두 담겨 있다. 그 중에는 내가 익히 알던 시도 있었고, 부분은 알았지만 제목이나 전문은 몰랐던 시들도 만날 수 있었다. 그럴 때면 ‘아~ 이 시의 앞과 뒤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구나.’하는 생각에 새롭게 다시 읽기도 했다.

 

책 속에 나열된 시들을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어쩜 이리 일상적인 일들을 평범한 단어들로 이렇게 독창적으로 표현해 놓았는지 놀라울 때가 많았다. 그것이 바로 시인의 재능이고 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책에 실린 100편의 시가 모두 내 마음을 두드린 건 아니다. 어떤 시는 읽어도 단번에 이해되지 않았고, 또 어떤 시는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그것인 시를 지은 시인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삶과 경험의 차이 때문으로 짐작된다. 인생을 더 살아가다보면 그렇게 알듯 모를듯하던 시도 어느 날 내 마음에 와 닿는 날이 오지 않을까?

 

평소 한 번 읽었던 책은 다시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시집은 다르다. 읽고 또 읽어도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시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그러니 이 책은 나중에라도 다시 펼쳐질 것이다. 지금의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시 한 편을 표시해 두고, 시간이 흐른 뒤 그 때 가장 인상 깊은 시는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

 

 

 

답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답이다.

소박하게 먹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마라.

 

_ 호피족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