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

by 푸른바람꽃 2015. 3. 8.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
최상운 | 생각을담는집 | 20150212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한 나라를 여행할 때 빼놓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은 박물관, 미술관, 덧붙인다면 클래식 공연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 역사까지 폭넓게 확인하기에 이 세 곳 만한 곳이 없다. 특히 나라 전체가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라면 말해 무엇 하겠는가. 번번히 계획만 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 이탈리아를 이번에도 책으로 먼저 만났다.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에서 로마, 바티칸,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를 둘러 봤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그러하듯 이탈리아도 종교가 문화와 예술의 뿌리를 이룬다. 따라서 책에서는 성당, 광장, 미술관, 예배당, 박물관 어디에서건 신화와 종교가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얼마 전에도 또 한 번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며 로마와 피렌체 지역의 가볼만한 곳을 꼽았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새삼 수포로 돌아간 여행이 아쉽기만 했다. 그런 마음을 위로하듯 저자는 시원시원한 컬러 사진과 작품에 대한 쉬운 해설을 가미해 나를 이탈리아로 이끌었다.

 

로마에서는 아무래도 트레비 분수나 스페인 광장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보르게세 미술관에 카라바조의 그림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병든 바쿠스’는 카라바조의 작품들 중에서도 기억에 남았었는데 이 그림이 보르게세에 소장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판테온은 건물 그 자체가 놀라운 로마인의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전시물이었다. 그리고 수식어가 필요없는 바티칸으로 향한다. 작은 사진으로 보는 거라도 천국의 열쇠를 형상화한 성베드로 광장의 위용이 놀랍고,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대리석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유연하고 섬세하며 숙연함을 선사한다. 마치 차가운 돌에 생명이라도 불어넣은 것처럼. 그리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천장화를 보게 된다면 저 아름다운 그림들은 카메라에 담고 싶은 욕심에 저절로 셔터에 손이 갈 것 같은데 지금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니 아쉬운 일이다. 피렌체는 작가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 덕분에 훨씬 친근감이 들었다. 두오모와 베키오 궁전 등 하나 하나가 소설 속에서 등장했던 곳들이라 <인페르노>를 읽을 때 이 책도 곁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더불어 <인페르노>를 다시 한 번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피렌체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우피치에는 말이 필요 없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있다. 예사로 봤던 그림의 구석구석을 저자의 안내로 다시 보니 과거에 내가 봤던 그림과는 전혀 다른 그림처럼 느껴졌다.

 

밀라노에선 유명한 밀라노 대성당만 떠올렸었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 유명한 ‘최후의 만찬’이 바로 밀라노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 성당에 있다니 이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다. 어렵고 힘들었던 복원 과정과 그렇기에 더욱 관람이 까다롭게 제한되어 있다는 점 등은 이 작품이 얼마나 소중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림의 80%가 복원된 것이라 해도 이 작품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대표작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을 없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 규모를 실감하기 어려운데 언젠가 이 거대한 그림을 실제 마주하게 될 날을 기다린다. 끝으로 여행의 종착지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이다. 베네치아 역시 꼭 가보고 싶던 도시라 그동안 많은 여행서로 만나왔다. 그래서 지명들이나 문화재들이 낯설지 않다. 베네치아에서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봐온 작품들과 달리 클림트, 피카소, 막스 에른스트 등 현대 미술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라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도시를 돌며 그곳의 예술 작품들을 글과 사진으로 만나고 나니 이탈리아를 일주한 기분이 든다. 미처 다 소개되지 못한 무수한 예술가와 작품들이 이탈리아에 있을 텐데 가이드의 해설을 들으며 패키지 관광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좋은 해설서만 있다면 자유여행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늘 이탈리아를 자유여행으로 갈 것이냐 패키지여행으로 갈 것이냐 고민거리였다. 이탈리아에 대해 하나씩 공부해 나갈수록 자유여행에 도전해 보고 싶어진다. 그때가 오면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를 지참해 가면 좋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