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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청춘 2

by 푸른바람꽃 2015. 5. 4.
어쨌거나, 청춘 2 어쨌거나, 청춘 2
이보람, 이보람 | 교보문고 | 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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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교보문고의 북뉴스 대신 몇 년 전 어느 날 친구와 놀러간 중고서점에서였다. 나보다 좀 더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는 어디선가 책을 한 권 집어오더니 책 표지만 보고도 깔깔 웃으면서 꼭 읽어 보라고 엄지를 척하니 올렸다. 그 때 그 책이 <(변태 같지만 담백한 미쓰 리의) 퀴퀴한 일기>였다. 몇 개의 에피소드만으로도 너무 유쾌했고, 포털사이트에 연재된 웹툰임을 알고 나서는 업무 중에 짬짬이 읽으며 인터넷으로 독파했다. 그런 후 이보람 작가는 잠시 잊고 지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신간 소식을 접하니 그때의 유머와 독특한 만화체가 떠올라 <어쨌거나 청춘 2>로 다시 만났다.

 

바보 같지만 책을 덮을 때까지 이 책이 몇 년 전 본 <퀴퀴한 일기>와 전혀 다른 이야기인 줄 몰랐다. 그저 그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를 내가 몇 년 놓쳐서 이렇게 낯설게 느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Fiction or Nonfiction’이라고도 불리던 그 ‘퀴퀴한 일기’는 그 나름의 연재본이고, <어쨌거나 청춘>은 어엿하게 1권 단행본도 있는 전혀 다른 주인공을 내세운 만화였던 것이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이보람 작가의 두 작품을 읽게 된 나는 두 만화를 비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유쾌한 재미만을 놓고 보자면 단연코 <퀴퀴한 일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웃겨도 너무 웃겨서 공공장소에서 읽다가는 히죽히죽 웃느라 미친 사람 취급 받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2030 인생의 이야기를 놓고 보면 <어쨌거나 청춘>이 좀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대략 이 책에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차현정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일상과 그녀의 친구 김대리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걱정과 고민 등이 전개된다. 현정의 경우 몇 년 째 준비 중인 공무원 시험 합격에 대한 불안과 엄마와 카페 사장님의 시작된 연애, 그리고 구 남친과 현 남친 민규와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직장생활로 바쁜 김대리는 현재 사귀는 남자친구와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야기 마다 그림과 글이 많지 않았지만 짧은 글로도 충분히 많은 의미를 전하고 있고, 어느 정도 내용이 끝나면 마치 그동안의 사연을 정리하는 것처럼 챕터별 짧은 에세이와 삽화가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이 책에서 가장 좋았고, 마음에 와닿는 글귀도 많았다. <어쨌거나 청춘 1>을 읽지 않았지만 나처럼 <퀴퀴한 일기>와 헷갈리는 불상사만 없다면 2권만 읽어도 그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제 한 고비 넘어섰다고 생각할 주인공 차현정의 앞으로 생활도 어쩐지 다음 권으로 이어질 것만 같다. 그 길도 마냥 꽃밭은 아닐 것 같은 이 느낌... 그리고 연애와 결혼에 아직은 확신을 갖지 못하고 헤매는 김대리의 앞날은 어떨지 다음 권이 나온다면 그 때 확인해 봐야겠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