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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by 푸른바람꽃 2015. 6. 22.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코타로(Isaka Kotaro), 김소영 | 웅진지식하우스 |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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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인 이사카 코타로의 신작 <남은 날은 전부 휴가>는 제목에서부터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직장 내에서의 스트레스로 현기증이 나는 요즘 같은 때 이유야 어찌됐건 ‘남은 날은 전부 휴가’인 그 누군가의 인생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들여다 본 어느 사기꾼의 인생에서 가슴 따뜻한 휴먼 코미디를 발견하며 이사카 코타로라는 이야기꾼에게 다시 한 번 매료 됐다.

 

고의로 접촉 사고를 낸 뒤 협박과 갈취를 일삼는 미조구치와 오카다. 부스지마의 조직에서 갓 독립한 두 사람은 조직에서 하던 일, 다시 말해 자잘한 사기극이나 공갈 협박과 같은 범죄를 여전히 벌이며 생계를 잇고 있다. 그런데 이제 호흡이 좀 맞아간다 싶은 찰라 오카다가 이 일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고 그를 순순히 보내주기 싫었던 미조구치는 조건을 단다. 무작위로 친구 제안 문자를 보내 승낙의 답변이 오면 자유롭게 해 주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오카다가 보낸 친구 제안 문자를 받은 이는 다름 아닌 이혼으로 가족이 뿔뿔이 해체되기 직전이던 사키의 아버지였다.

 

도입부에서의 이 설정만으로도 이 책에 깊게 빠져 단숨에 읽어 나가기 시작한 나는 사키의 가족과 오카다와의 이상한 드라이빙 피크닉을 시작으로 미조구치의 거짓말때문에 위기에 처했다가 미스터리하게 사라져버린 오카다에 대한 궁금증을 뒤로 한 채 또 그의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오카다가 어떤 사람인지 본격적으로 알아나가기 시작했다. 본인의 직업적 기술(?)을 십분 발휘해 착한 사기극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소년을 구하고, 유년기 때는 위기에 처한 담임선생님을 구하는 등 오카다의 과거 행적을 알게 되니 미조구치에게 일을 그만 두며 했던 이야기가 더 잘 이해됐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오카다를 곤경으로 몰아넣은 미조구치의 부채감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이르면 어떤 식으로든 오카다를 위해 뭔가를 하려는 미조구치의 무모한 행동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 덕분에 행방이 묘연했던 오카다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는 얻게 되었으니 이 결말도 나쁘지 않았다. 분명 범죄를 저지르는 범법자인데도 결코 미워할 수 없었던 오카다와 미조구치, 오타 등으로 이사카 코타로 식의 사람에 대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