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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2

푸른바람꽃 2012. 11. 25. 11:52
요요 - 2012년 제13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요요 - 2012년 제13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김중혁, 김성중, 김태용, 박형서, 조해진, 조현, 최진영, 이기호 | 문학의숲 |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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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컨대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적어도 열두 권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열세 번째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이 나오고 나서야 이 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올해 최고 작품으로 수상된 표제작은 김중혁 작가의 요요였다. 독특한 어감을 지닌 이 작품은 어느 시계 장인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의 고독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어릴 적 한 동네에 살던 친구 중에 요요를 기막히게 다루던 아이와 그 애 손가락에 걸려 있던 원색의 요요가 문득 떠올랐다. 팽팽한 실에 감긴 동그란 물체가 저 멀리 튕겨 나갔다가도 귀신같이 제 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것이 마냥 신기했었다. 아마도 작가는 떠나고 돌아오는 일련의 운명적인 과정을 요요에 빗대어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한 바퀴를 돌고난 시침과 분침, 초침은 언제 떠났냐는 듯 가리켰던 숫자를 또 가리키는 것도 마치 떠났다가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요요를 닮았다. 김중혁 작가의 단편은 처음 읽었는데 이번 수상작품집에 실린 작품들 중에서도 수상작 요요는 마지막에 실린 기수상작가 이기호의 자선작 이정와 함께 편안히 읽어나간 몇 안 되는 작품이었다.

 

두 작품 외에도 연인과의 이별을 괴 생명체의 공격과 묘하게 결합시킨 김중혁 작가의 자선작 바질, 이방인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이야기 김성중 에바와 아그네스, 제목과 달리 작가가 이야기 하는 바를 잘 모르겠던 김태용 알게 될 거야, 숫자와 수학에 집착했던 여자의 일생을 그린 박형서 Q.E.D., 공간도 시간도 혼란스러웠던 조해진 밤의 한가운데서, 레바논의 전설 같은 민담으로 생과 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조현 우리의 약속이 불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 코끼리와의 재밌는 동거 사연이 담긴 최진영 엘리, 동그랗게 홀로 남겨졌던 아흔의 할머니가 짠했던 황정은 上行이 실려 있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이 대개 그렇듯 이 책에도 내가 읽어 이해할 수 있는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이 혼재해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수상작품집이 아니었다면 쉽게 손이 가지 않았을 작품들을 이렇게라도 읽으며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 기발한 착상을 만나게 된다. 13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도 역시 장편에서 느낄 수 없는 단편의 함축적인 묘미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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