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2
![]() |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2 백승선, 백승선 | 쉼 | 20140820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2>를 읽기에 앞서 이번 책도 앞서 읽은 1편처럼 기존의 동유럽 책을 합본하여 재간한 것은 아닌지 목차부터 유심히 살폈다. 다행히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에서 만났던 도시가 겹치기는 했지만 헝가리와 루마니아는 분명 새롭게 만나는 도시였다. 일단 안심하고 읽기 시작한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2>는 도나우 강이 유유히 흐르는 헝가리와 무시무시한 드라큘라의 나라 루마니아로 떠났다.
헝가리 하면 부다페스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이렇게 멋진 줄은 미처 몰랐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는 유명한 다리가 있고, 이들 다리의 야경은 열이면 열 멋지다. 책을 펼치자마자 등장하는 세체니 다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야경들을 볼 수 있는 야경 명소와 굴곡진 역사를 소개하며 헝가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굴라시도 군침을 돌게 한다. 유럽에서 만든 우리의 육개장 맛이란 대체 어떤 맛일까. 즐겨보는 여행 프로그램들에서 여행자들이 현지 음식들을 맛볼 때마다 비슷한 맛의 우리 음식을 비유하곤 하는데 대충 상상하면서도 진짜 그 맛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 또 다짐한다. 다음에 저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먹어 보리라~
헝가리 편을 읽으면서 내내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귓가에 맴도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였는지 헝가리 국립오페라하우스 소개를 꼼꼼히 읽었고 이어서 영화에 등장했다는 부다페스트 동역의 풍경이 왠지 낯익다 싶기도 했다. 그리고 헝가리 야경만큼이나 또 한 번 시선을 끌었던 사진은 세체니 온천이었다. 마치 어느 광장 한복판에 있는 분수에서 사람들이 수영복을 입은 채 옹기종기 물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1876년 발견된 자연 온천이라니 도시 한복판에 이런 곳을 가진 헝가리가 부럽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센텐드레를 지나 루마니아에 도착하면 송곳니를 드러낸 드라큘라가 진짜 두 팔 벌려 여행객을 맞이한다.
워낙 영화, 드라마, 뮤지컬,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이 루마니아에서 유래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허구의 인물인 그-블라드 체페슈 3세-가 태어났다는 시기쇼아라가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브란이 마치 드라큘라가 실존 인물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사실 드라큘라 성으로 알고 있는 브란 성이 드라큘라와는 어떤 연관도 없는 성이라는 이곳을 애써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적잖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 같다.
한편 루마니아 시비우에는 한 가지 특이한 볼거리가 있었다. 바로 지붕인데, 그곳에는 사람의 눈 모양을 한 창문이 나 있다. 처음에는 무심코 봤는데 눈이라고 의식을 하고 지붕 사진들을 다시 보니 영락없이 게슴츠레 반쯤 감긴 사람의 눈이다. 어떤 눈은 무섭기도 하고, 또 어떤 눈은 무척 졸립다. 이런 창들이 지붕마다 있는 시비우의 지붕들이 무척 인상깊었다. 음악과 미술, 건축물이 아름다운 부쿠레슈티, 낭만적인 펠레슈 성이 버티고 선 시나이아, 그리고 두보르브니크 못지않게 아름다운 붉은 지붕이 장관을 이루는 도시 브라쇼브까지 루마니아라는 나라가 참 낯설면서도 익숙한 풍경 앞에서는 유럽의 한 국가임이 실감케 했다.
막상 유럽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남들이 모두 가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을 떠올렸다. 하지만 남들이 모두 가는 유럽도 좋지만 이렇게 숨은 유럽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2>로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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