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양장) 존 스타인벡, 안정효 | 김영사 | 20111114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미국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는데 이 책의 표지에서처럼 성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영장에서는 성조기가 그려진 수모를 쓴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거리에서는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 사무실에서는 머그컵, 볼펜, 노트 등 우리 주변에서 성조기 디자인 용품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시각적인 요소들이 알게 모르게 의식에 각인되고 미국의 이미지로 고착되고 있다. 무서운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미국은 이렇게 무의식 중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
거부할 수 없는 존재, 미국에 대한 분석과 연구는 그간 많이 있어 왔다. 그들의 성공과 실패는 많은 나라들의 본보기가 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작가 존 스타인벡이 남긴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은 미국인이 바라본 미국과 미국인의 이면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무엇보다 작가가 존 스타인벡이라는 사실은 이 책이 지닌 내용에 앞서 무시하지 못 할 힘을 부여한다. 여기에 이 책을 번역한 안정효가 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해제를 기술해 놓음으로써 이 책이 갖는 의미와 존 스타인벡의 문학사적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었다.
작가의 명성에 비해 나는 그의 작품은 책보다 영화로 접했다. 따라서 소설이 아닌 비평서의 일종인 이 책으로 존 스타인벡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부족할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이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탄생에서 영국 작가인 이스라엘 쟁윌에 의해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라고 표현되기도 한 다민족 국가인 미국의 모습 등은 미국이란 국가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개척과 투쟁은 지금의 미국에게 다른 단어지만 같은 의미로 작용해 왔으며, 현재의 미국을 형성함에 있어 원동력이 되었다. 평등과 자유를 외치며 민주주의 표상으로 비춰지는 그들이 여전히 인종차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철저하게 개인의 능력과 부에 의해 차별적 평등을 유지하는 미국과 미국인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들에 대한 스타인벡의 주관적인 분석들은 꽤 흥미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역시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가 1960년대의 미국을 바라보며 미래의 미국을 예견한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미국의 '도덕성 상실'을 자국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하고 치명적인 문제로 꼽고 있다. 한 때나마 의로운 국가로 평가받았다는 미국이 지금은 어떤 행보를 걷고 있는가! 세계 평화라는 꽤 거창한 명목 아래 전쟁으로 자국의 이익을 챙기고, 국가의 권력을 무기로 새로운 식민지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스타인벡이 말하듯 그들은 미래로 향하는 길을 아직도 찾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애시당초 도덕, 윤리, 자비심 등은 무시하고 오직 이익만을 쫓기로 작정한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인벡은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메리카는 결코 만족을 모르며 한 번도 뒷걸음질 친 적이 없다는 그의 믿음대로 미국은 여전히 욕망하고,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다. 과연 스타인벡이 현재의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서는 어떤 비평을 내놓을지 결코 알 수 없겠지만, 지금은 그것이 궁금할 따름이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으나,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담은 진솔한 서평임을 밝힙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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