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틀리 (양장) 김지원, 알렉스 플린(Alex Flinn) | 북폴리오 | 20110210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비스틀리>의 원작을 소설로 만나게 됐다. 떠오르는 할리우드 미남, 미녀 배우 주연의 이 영화는 새봄에 걸맞는 로맨스 영화인데 그 내용은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현대판 '미녀와 야수'이다. 디즈니 만화영화로 처음 '미녀와 야수'를 만난 이후 영화와 드라마 등 참으로 다양하게 변형된 '미녀와 야수'를 본 것 같다. 그렇게 변형된 '미녀와 야수' 가운데서도 나는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와 애니 '슈렉'을 최고로 꼽는다. 현대적 감각으로 잘 만들어진 '미녀와 야수'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비스틀리>도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재구성 하는 것... 그것은 꽤 쉽다고 생각되겠지만, 어쩌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더 힘든 작업이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비스틀리>의 야수 '카일'은 외모, 돈, 집안 등 모든 것을 가진 완벽남에 가깝다. 그러나 뉴스 앵커인 아버지의 그릇된 양육방식으로 인해 그의 성격은 오만방자함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이런 자만심으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기 일쑤고 결국은 그 댓가로 야수가 되는 저주를 받는다. 그가 저주에서 풀려나기 위해서는 진실한 사랑을 찾은 방법 뿐인데 그 이후의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미녀와 야수' 스토리의 기본 골격을 따라 진행된다.
일축해서 이 책에서 스토리의 이렇다 할 새로움은 없다. 다시 말해서 '슈렉'처럼 '미녀와 야수' 비틀기를 이 작품에서는 하지 않고, 동화의 기본 내용을 그대로 따르되 새롭다면 그 무대가 뉴욕 맨해튼이고 시대가 현대이다 보니 주변의 상황이나 그들이 채팅을 하며 나누는 용어들이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비스틀리>에서 가장 웃음 짓게 하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채팅방에서 나누는 대화를 접할 때이다. 각자의 캐릭터에 맞추어 실제로 채팅을 하고 있는 듯한 이 대화들은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더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던 카일이 비로소 타인의 겉이 아닌 내면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은 동화 '미녀와 야수'와 같은 교훈을 안겨준다.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며,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절망에 빠져 있던 '카일' 앞에도 기적처럼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 모두가 희망하는대로 둘의 사랑이 카일의 저주를 풀어주는 열쇠가 되었다.
관심있던 영화의 원작소설만 아니었다면 책으로 만나볼 생각까지 하지 않았을 책이었다. 스토리의 신선함도 없고, 결말까지 모두 아는 책을 무슨 재미로 읽는단 말인가! 그러나 <비스틀리>는 그만의 가볍고 유쾌한 요소들이 있어서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또한 두 사라람 사이에 적당한 위기가 있었지만 해피엔딩이 분명한 작품이라 읽고난 뒤에도 허무함 보다는 흐뭇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책의 띠지에 등장하는 <비스틀리>의 영화 포스터를 볼 때마다 이제는 어서 영화를 보고 싶어 진다. 책과 영화 사이에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지 알아보는 것도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를 보는 묘미이다. 보통의 경우 영화를 먼저 본 다음 책을 읽게 되는데 이번에는 책을 먼저 읽게 되어 과연 영화를 본 후 나는 둘 중에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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