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 유인경 | 시공사(단행본) | 20110305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며 하루 하루가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기분이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잠깐 쉬는 사이 내 뒤를 따라오던 누군가가 나를 앞질러 간다. 그리고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린 이 오르막 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앞만 보며 무작정 올라가는 것 뿐이다. 특히 작년 여름에 직장을 옮긴 후 이제 곧 1년이 되어가는 지금, 다시금 업무와 직장 상사와의 갈등 등으로 마음이 어지럽다. 늘 그렇듯이 다년간의 직장생활로 어느 정도 사회생활에 익숙해 졌다고 느낄라치면 느닷없는 복병이 나타나 내 뒷통수를 치고 지나가는 곳이 직장이다. 그렇다면 직장생활, 왕도는 없는 것일까? 언제부턴가 이런 책을 기다리던 내게 유인경 기자가 쓴 <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로 그 해답을 찾아 보기로 했다.
처음 저자의 이름을 봤을 때는 누군지 몰라봤었다. 그러나 저자의 사진을 보니 금새 알아보겠다. M사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는 사건, 사고 소식을 똑 부러지게 전하던 그 사람이었다. 그저 방송인인줄 알았던 그녀의 직업이 현직 신문사의 기자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신문사라는 조직도 보통의 회사와는 차원이 다름을 익히 아는 나로서는 그녀의 회사생활 코칭이 사뭇 기대가 됐다.
<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분류하여 직장 내에서의 여성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와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한 처세술에 대해 간단하게 들려준다. 우선 Part 1에서는 여성들이 사무실에서 저지르는 실수의 대표적인 사례들이 나열되어 있다. 부끄럽지만 이 부분에서 언급된 이야기들 가운데 몇 가지는 내가 지난 날에 범한 오류들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쉬면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덜컥 사표를 냈다가 이직의 어려움도 겪어봤고,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에 다른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도 있으며, '기탄없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여 정말로 속에 든 말을 다 끄집어 낸 적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너무도 뻔히 다 보이는 상황들이 막상 그 상황에 처하고 보면 사리분별을 못하고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기 십상인 것이다. 이 같은 사례들은 Part 2에서 5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을 읽기 전 목차를 보며 내가 가장 궁금했던 내용은 "험담에 휩쓸리지 않으려면"이란 대목이었다. 직장 생활 뿐만 아니라 삼삼오오 모인 그룹 내에서 '험담'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대화 주제이기도 하다. 남들이 하는 이야기에 그저 맞장구만 쳤을 뿐인데 어느 날 그 험담의 주동자로 돌변해 있는 상황을 마주하지 않으려면 '험담'도 지혜롭게 피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부분에 대한 책 속의 팁을 전하자면 "험담의 물꼬가 터졌을 때라도 맞장구 쳐줄 필요가 없으며 살짝 자리를 피하거나 기술적으로 대화의 주제를 바꾸라"(p.101)고 조언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그저 아무말 말고 "가만히 있어도 중간은 간다"는 옛말을 믿고 따라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우리가 직장에서 처하게 되는 곤란하고 난처한 상황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총망라하기에는 책의 내용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우리가 궁금해 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이 책에 모두 수록되어 있었다. 따라서 직장인 여성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실용서적임에 틀임이 없다. 그러나 저자가 하는 충고나 조언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저자는 물론이며 읽는 독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생각처럼 쉬웠다면 아마도 이런 책도 나오지 않았을테니까. 하지만 적어도 그 상황을 똑바로 직시하고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사회 선배의 경험담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주변에 그럴 듯한 멘토가 없다면 사회 초년생인 여성들에게는 차라리 유인경 기자의 이 책을 멘토 삼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冊 it no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스터 피넛 (0) | 2011.04.10 |
---|---|
아일랜드 식탁 (0) | 2011.04.10 |
로지코믹스 :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0) | 2011.04.10 |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 (0) | 2011.04.10 |
상실의 풍경 (0) | 2011.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