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낭만 탐닉 (양장) 세노 갓파, 송수진 | 씨네21북스 | 20110406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내가 여행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절친한 친구 때문이다. 친구는 책 중에서도 여행서를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다. 여행도 무척 좋아하지만 본인이 여행을 떠날 형편이 안되다보니 책장을 온통 누군가의 여행으로 가득 채워놓은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도 친구따라 여행서들을 하나 둘씩 모으기 시작했고, 그 가운데서도 유럽과 일본 여행서들은 늘 관심 대상이다. 그래서 <유럽낭만 탐닉>을 처음 봤을 때도 이런 여행서도 있구나 하며 새삼 감탄했었다.
책의 띠지에 적힌 이 책의 짧은 소개글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1970년대 초에 유럽의 모습을 글과 스케치 그림으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일본에서 무대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40여년 전 국가의 지원으로 1971년에서 1972년까지 1년간 유럽으로 연수를 떠나게 된다. 나랏돈으로 서양식 문물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떠났으니 저자에게는 어떤 사명감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유럽을 찾은 목적이 무엇이었던간에 낯선 이국의 땅에서 저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한 것 투성이였던 것 같다. 그것은 지금의 내가 유럽을 찾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럽낭만 탐닉>에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저자의 독특한 시선과 관찰력, 그리고 그에 대한 섬세한 기록이다. 같은 건축물을 보고, 같은 기차를 탔더라도 나는 저자처럼 생각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일본과 유럽의 문화적 차이를 저자는 솔직담백하게 잘 풀이해 놓고 있으며, 한 국가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의 이곳 저곳을 방문하며 발견하게 되는 유럽 국가들 간의 문화적 차이까지 저자는 놓치지 않고 그림으로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그래서 세노 갓파의 기록들은 유럽을 처음 방문한 여행자라면 한 번쯤 느껴봄직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러한 내용들은 4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도리어 어리둥절하고 낯설면서도 마냥 신기한 것 투성이라 들뜬 여행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 책에는 그 흔한 유럽의 여행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다신 검은 펜으로 그려 넣은 유럽의 건축물, 창문, 호텔의 객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그래서 여느 유럽 여행서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있다. 그것을 출판사에서처럼 빈티지한 유럽이라고 칭해도 좋겠지만, 지금의 유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아직 유럽을 가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40년 전 저자의 스케치와 지금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따라서 유럽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 책을 친구 삼아 1970년대의 유럽과 2010년대의 유럽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유럽에 대한 다양한 정보뿐 아니라 여행에서 여행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까지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 진솔하게 담아놓은 <유럽낭만 탐닉>! 유럽 여행서에 대한 새로움을 안겨 주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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