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 1~2 > 패키지 (전 2권) 노희경 | 북로그컴퍼니 | 20110329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역시 노희경 작가다. "굿바이 솔로"는 적어도 두 번 이상 드라마로 봤던 작품인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도 변함없는 감동과 재미를 주니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을 때와 대본을 읽을 때는 확실히 그 느낌이 다르다. 소설에서는 드라마만큼 생동감이 없는 대신 저간의 상황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독자가 직접 상상할 여지가 많은 반면에 대본은 특히 그 드라마를 보고난 후 읽는 대본은 읽고 있는 매 순간 머릿속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책으로 묶인 대본은 <굿바이 솔로>가 처음이라서 그 느낌은 무척 새로웠다. 눈으로는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그 배역의 배우가 직접 등장해 눈 앞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벌써 5년전 드라마인데도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금 진지하게 파고들기에는 대본만한 것이 없음을 실감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민호, 수희, 미리, 호철, 지안, 영숙, 미영 등은 모두 각자의 상처를 껴안고 현재에도 그 상처에 아파하는 이들이다. 그 상처는 누군가에 대한 잘못, 그로 인한 죄책감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그로 인해 각자 행복한 순간에도 그 행복을 마음껏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들이다. 또한 그 행복마저도 죄스러워 한다.
수희의 나레이션 대목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왜 우리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못할까? 그래서 왜 이 순간의 행복을 끝없이 방해받을까?" - 굿바이 솔로 2권 中 p.28 -
저자가 <굿바이 솔로>에서 진심으로 묻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그 잘못이 본인의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닐지라도)으로 현재의 행복을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히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 준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 우리가 혼자여서가 아니다. 곁에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도 우리의 마음 속에서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굴레가 씌워지는 한 우리는 둘이어도 언제나 혼자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노희경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각자 다른 사연들로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도 명 대사들이 워낙 많아서 자꾸 생각났었는데 책으로 읽으니 그 대사들이 더 큰 감동으로 마음을 두드린다. 등장인물의 특수성 속에서 보편성을 끄집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참으로 놀랍고 부럽다.
주인공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게 되기까지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곁에서 한결같이 보듬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을 억누르는 죄책감에 대해 그것은 니 잘못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말해 주는 사람, 외롭고 힘들 때만 찾아와도 한결 같이 따뜻한 밥을 지어 맞아 주는 사람, 끊임없이 밀어내도 그것이 진심이 아님을 알고 곁을 지켜 주는 사람...... 이 사람들과 진정으로 함께하게 된 순간 그들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사람에게 상처 받지만 우리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참의미이자 값진 선물일 것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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