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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는 여자

by 푸른바람꽃 2011. 8. 13.
여행 아는 여자 여행 아는 여자
박정호, 박정호 | 나무수 |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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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도 학습이 필요할까?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예와 아니오로 대답이 갈릴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자유로운 방랑자 타입이 아닌 여행도 꼼꼼하게 계획한 후에야 실행에 옮기는 새가슴 여행자 일명 여행 '소심녀'에게는 여행 잘하는 법까지 배워두면 좋겠다는 쪽에 속한다. 그렇다면 여행,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 이왕이면 여행을 숱하게 해 본 경험자의 말이라면 더 믿을만 할 것 같다. 이를테면 <여행 아는 여자>의 저자 박정호라면 좋은 여행 선생님 감이다.

 

<야구 아는 여자>, <축구 아는 여자>에 이어 출간된 <여행 아는 여자>는 이름하여 2030 취향공감 프로젝트-아는 여자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앞서 두 권을 읽지 못했지만 책의 날개에 적힌 "타인의 취향을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감하고 나아가 즐기길 원하는 여성들을 위해 기획된 취향공감개발서"라는 취지에 여행은 세 번째 테마가 아닌 첫 번째 테마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책의 목차부터 워밍업 삼아 살펴보면서 시선을 끄는 챕터 제목과 재밌는 소제목들이 곳곳에서 어서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그 첫 번째 주제! 바로 여행을 떠나지 못해 주구장창 여행을 꿈으로만 꾸는 나를 위한 이야기로 <여행 아는 여자> 탐험을 시작했다.

 

"여행하기 가장 힘든 순간은 여행을 결심하는 바로 그때다." P.16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며 200% 공감했다. 흔히 결혼을 두고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고들 하는데 여행도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떠나지 않고 망설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여행의 참 맛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1장 여행 초짜를 위하여 편에서는 이처럼 여행이 두려운 사람, 여행 어디로 갈 지 모르겠는 사람, 여행 가서도 길을 헤맬까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여행의 계획을 짜고, 알짜 정보 수집을 통해 자신만의 가이드 북을 만드는 법, 그리고 해외여행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선택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선택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이어서 떠나기로 일단 마음 굳힌 여자들에게 저자는 차근차근 여행을 준비 시킨다.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여권과 현지에서 벌어지는 각종 도난, 분실 사건들, 여행자 보험 등에 대한 경험담이 섞인 안내가 사실감 있게 와 닿는다. 그리고 여행 경비에서 상당 부분 차지하는 항공권 구입의 노하우, 비행기 탑승에서 입국 수속, 비행기 내 명당 좌석까지 알려주니 이런 친절한 여행 정보서가 또 어딨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여행지에 도착하고 나서 최선을 다해 즐거운 기분으로 여행을 만끽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다. 그리고 3장 여행 ENJOY 올 가이드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우물쭈물 하다 결국 여행을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이들에게 그 유명한 말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부르제의 말로 쐬기를 박는다. 여행 생각이 났다면 그냥 떠나라고! 또한 혼자 떠난 여행에서 꿈꿀 법한 여행지의 로맨스와 저자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한 여행 블로그 운영 방법 등도 등장한다.

 

"여행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P.285

 

책을 덮기 전 책의 엔딩을 장식하고 있는 이 문장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올해 처럼 길게 여름 휴가를 써본 적이 없는데 이번 여름 휴가 역시 가까운 곳 위주로 당일치기의 여행을 빙자한 나들이만 다녀왔을 뿐이다. 이런 황금 같은 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아쉽기만한 여름 휴가가 이제 곧 끝이 난다. 비록 이번 휴가는 이렇게 끝나지만 다행히도 동계 휴가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여행 아는 여자>를 읽고 난 지금 갑자기 없던 용기까지 불끈 생긴 기분이다. 그 때는 부디 지금 같은 제대로 된 여행을 떠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대신 활기찬 여행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만 남길 바란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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