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백상현 | 시공사(단행본) | 20110803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하늘이 바다를 닮은 것인지, 바다가 하늘을 닮은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수평선이라는 경계를 없애고 바다와 하늘이 모두 파랗게 물들어 있는 '포시타노'를 보는 순간 존 스타인벡의 고백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에는 로마와 나폴리만 있는 것이 아님을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은 여섯가지 테마에 따라 32개의 이탈리아 소도시를 소개해 준다. 이미 소도시 여행은 시공사의 <소도시 여행의 로망>이라는 국내 여행서로 익히 만나본 적이 있다. 그 책을 읽은 후 "소도시 여행"에 푹 빠지게 되어 요즘 들어서는 유명 도시들보다 숨은 진주 같은 소도시들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졌다.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은 그런 나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다.
우선 이 책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이탈리아 하면 당장 무엇이 떠오르는가? 보통 로마와 그 곳의 유명 유적들, 피사의 사탑, 피자 등을 연상할 것이다. 이런 몇 가지만으로도 이탈리아는 유럽의 많은 나라들 중에서도 꼭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을 계기로 나는 로마보다 먼저 가보고 싶은 많은 도시들을 알게 되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도시의 이름은 무척이나 낯설고, 그 곳의 풍광 또한 지금껏 보지 못했다. 모르긴 해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를 도시들이다. 그런데 그 도시들이 내게 숨겨 놓았던 비경을 조심스레 보여주며 어서 오라는 듯 초대의 손길을 내밀었다.
모름지기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바로 여행서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백상현의 사진은 마음을 설레게 하고 그 풍경 속으로 사람을 빠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한 마디로 나는 그의 사진을 보고 첫 눈에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의 다른 책들을 모두 찾아 살펴보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사진을 무척이나 잘 찍는 그가 쓴 글에도 감성이 충만하다. 그 자신이 처음 가보는 곳들에는 여행자의 설렘이 그대로 묻어나고, 작고 소박한 것들도 놓치지 않음으로써 더욱 이탈리아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군침 넘어가게 하는 이탈리아의 특색있는 요리들을 사진으로만 만나야 하는 현실은 꽤나 고통스럽지만 여행의 큰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다.
알고보면 이만큼이나 다양한 풍경과 문화, 맛을 품고 있는 나라인데 우리가 만나는 이탈리아는 대부분 비슷비슷한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그 단편적인 모습들만 보고는 마치 이탈리아를 전부 보았는 것 마냥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의 수많은 풍경 사진들과 저자의 여행담이 증명해 보이고 있다. 마테라의 사시가 장관을 이루는 야경, 아말피 해안에서의 일광욕, 꽃들이 활짝 핀 스펠로의 골목길, 알페 디 시우시의 초원 등 이탈리아의 진짜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이 같은 소도시의 매력이 어디 이탈리아뿐이겠는가. 우리가 아는 세계 곳곳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삶의 풍경들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저자의 이 소도시 여행이 부디 이탈리아로 그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벌써 그의 다음 여행이 기다려 진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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