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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바 마을 이야기

by 푸른바람꽃 2011. 9. 11.
오바바 마을 이야기 오바바 마을 이야기
송병선, 베르나르도 아차가(Bernardo Atxaga) | 현대문학 | 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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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바 마을.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 마을은 실제로도 가상의 공간이다. 작가의 상상으로 마을을 만들고 그 속에 오바바 마을과 연결된 사람들을 그려 넣었다. 그런데 눈여겨 볼 점은 이 책의 저자인 '베르나르도 아차가'가 이 작품을 '바스크어'로 썼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한 지방인 바스크는 소수민족 언어인 바스크어가 따로 있는데 이 바스크어는 사용 빈도가 줄어듬에 따라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사라지는 말과 글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 가장 좋은 방법을 '베르나르도 아차가'는 제대로 찾은 듯 하다. 사람들이 문학 작품으로 읽고 되뇌일 수 있도록 <오바바 마을 이야기> 같은 소설을 펴내는 것이었다. 그의 바람대로 바스크어로 쓴 작품들은 스페인을 비롯해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바스크어의 부활을 알렸다.

 

저자는 '오바바'라는 상상의 마을을 바탕에 두고 1980년대에 중단편 소설들과 그것을 묶은 작품집을 출간했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오바바 마을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에는 그 내용이 무척 특이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판타지 소설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저자의 자전적인 성장기 내지 저자의 일기 같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베르나르도 아차가'가 자란 바스크 지역의 문화를 이야기로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서로 독립된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오바바'라는 곳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커다란 나무와 같다. 같은 뿌리와 줄기를 가지고 뻗어나간 이야기의 가지들은 얽히고설켜 연결되기도 하고, 이야기 위에 또 다른 이야기가 덧쓰여 지기도 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처음에는 이 기준이 무엇인지 아리송하기만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등장하는 역자의 "<오바바 마을 이야기>를 읽는 방법"을 통해 이 작품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석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1부에서 주류에 섞이지 못한 채 소외된 개체들과 2부에서 기억의 편린들을 이어나가는 과정들을 거쳐 3부에서는 독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해 준다. 그러고나면 1부와 2부 3부의 제목들이 갖는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26편의 이야기 중에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었고, 난해한 소재도 있었다. 그러한 특징적인 작품들과 달리 또 몇몇 작품들은 부정이 물씬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있어서 동양적인 정서에도 잘 맞았던 것 같다. 내게는 스페인 문학이나 바스크 문학이나 낯설기는 매 한가지지만 바스크 문학을 통해 새로운 문화권의 신선함을 맛 볼 수 있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