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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by 푸른바람꽃 2011. 9. 11.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권혁준, 제바스티안 피체크 | 해냄출판사 | 201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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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 다양한 소재의 스릴러 소설들을 읽어왔다. 그러나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가 그 중에서도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긴장감 넘치는 사건과 등장인물 간의 치밀한 신경전, 마침내 드러나는 사건의 전모와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준 결말까지 이 모든 요소가 작가의 펜끝에서 완성되어 독자에게는 재미와 짜릿함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연인을 기다리는 한 남자. 그러나 약속 시간이 지나도 그녀는 도착하지 않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전화가 걸려 온다. 분명 그녀의 목소리인데 그녀는 이해못 할 말을 남기고 더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찾아든 소식은 믿을 수 없지만 이미 30분 전 그녀가 교통사고로 즉사했다는 것.

 

이 작품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이 부분만 읽고도 충분히 이야기에 매료되는데 본격적인 사건은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후에야 벌어진다.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그 남자, 얀은 라디오 방송국 부스를 차지한 채 인질들을 붙잡고 '캐시 콜' 게임을 시작한다. 그가 암호처럼 알려준 말을 청취자 전화 연결 시 대답으로 들려와야 인질은 1명씩 살아날 수 있다. 그러나 "여보세요"라든지 다른 말이 먼저 들리면 인질은 1명씩 죽는다. 얀이 이런 무모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그의 약혼녀 '레오니'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세상에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되어 있는 그녀지만 얀이 왜 이런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지는 곧이어 밝혀진다. 그녀에게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의 부고를 전해들은 후 얀은 그녀의 죽음을 파헤치고, 외부의 압력에도 사건 조사를 멈추지 않았던 그는 사랑하는 여인에 이어 천직으로 여기던 일도 잃는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레오니를 다시 찾아 진실을 밝히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인질극 자체가 주는 사건에 대한 흥미 못지 않게 인질범인 얀과 협상을 진행하는 범죄심리학자 이라와의 심리게임이 스토리를 탄탄하게 받쳐준다. 정신과 의사인 얀과 범죄심리학자 이라는 사건의 본질에 다가서는 과정 중에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어찌보면 사건은 무척 단순했다. 모든 정황은 배후에 거대 세력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가리키고 있었으며, 그 범인마저 비교적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좋았던 것은 마지막에 이라에게 전해진 편지였다. 그 편지 내용에서 이라를 포함해 이 책을 통해 그 편지를 함께 읽었던 모든 독자들을 가슴뭉클하게 하는 진한 감동이 담겨 있다. 비록 그 방법은 옳지 못했지만 끝까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았던 얀의 모습과 이라가 죄책감에서 벗어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는 모습 등은 스릴러 소설로서 가장 훈훈한 결말이지 않을까 싶다. 마치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는 듯했던 이 작품, 역시나 영화판권이 먼저 판매되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어떤 제목으로든 개봉하게 될 영화가 원작 이상으로 잘 만들어지길 바란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