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댓 드라마티스트 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 | 이야기공작소 | 20111010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나는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학창시절에는 다음 날 중요한 시험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날 저녁 보고 싶은 드라마만큼은 무조건 본방사수를 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런 나를 걱정하신 부모님은 TV 금지령까지 내리며 드라마로부터 떼어 놓으려 하셨지만, 결국은 드라마를 봐도 성적이 절대 떨어지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받으시고 포기하셨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은 드라마를 단순히 재미를 위해 본다기 보다 드라마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잠시나마 나의 일상을 잊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들도 생겼고, 그들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기도 했다.
이번에 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 출간한 <올 댓 드라마티스트>에서는 바로 그 작가들의 주요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작가로서의 그들의 삶의 단면들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펴낸곳이 좀 낯설다 싶어 책의 뒷날개를 슬쩍 보았더니 '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는 다양한 직업군을 살펴 그들의 직업이 갖는 의미를 올 댓 시리즈로 엮고 있다고 한다. 의사에 이어 이번에 시리즈의 두 번째로 나온 것이 드라마 작가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방송국의 작가라는 직업은 열악한 처우와 과도한 업무적 스트레스로 고단하기 짝이 없는 직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방송국의 사설 아카데미에서 작가 과정은 지원자들이 차고 넘친다고 한다. 이 힘든 길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청춘들에게 이 책에 실린 16인의 작가들은 잡히지 않던 꿈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우리 시대의 작가 16인의 면면들은 낯설다. 그들의 모습을 사진 대신 일러스트로 그려 놓았는데 그나마 얼굴을 알겠다 싶은 작가는 너댓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들의 주요 작품 제목들을 보면 익숙하다 못해 '아니, 이 드라마도 이 작가의 작품이었구나'하고 놀랍기도 했다. 작가들은 그들의 데뷔 순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김수현 작가를 시작으로 김정수, 최완규, 홍자매 중 홍진아, 노희경... 마지막에 이기원 작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게 직접 전해 듣는 드라마 뒷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어떤 계기로 그 작품을 구성하게 되었고, 또 대본을 쓰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시청자들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작가들의 입을 통해 한 편의 드라마가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홍진아 작가는 '전쟁'이라고도 언급한-이 그들의 열정을 대변한다. 그러나 이런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도 결국은 시청률이라는 숫자로 평가받는 현실은 안타깝기도 하다. 특히 무척이나 좋아하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분명 깨달은 것은 글만 잘 쓴다고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누구보다 부지런해야 하고, 또 치열해야 한다. 발로 뛰어 취재하고, 다독하여 배경 지식을 쌓아야 하며, 더 좋은 작품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동시에 감독과도 끊임없이 의견을 나눠야 한다. 그리고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인사는 접어두고 오직 대본을 제 때 완성해야 하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을 비롯해 몇몇 드라마에는 실제로 드라마 작가를 직업으로 가진 등장인물들이 등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단편적인 모습 외에 16인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인생은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틱 했다. 아울러 지금도 새로운 작품의 구상과 집필에 열심일 그들의 차기 작품들이 기대된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책에 대한 홍보성 게시물이 아닌 소신껏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임을 밝힙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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