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Howard Jacobson), 윤정숙 | 은행나무 | 20120516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부커상 수상작이라고 했을 때 이 책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겠다 예상했었다. 하지만 "43년 부커상 사상 최초의 유머소설!"이라는 출판사 띠지 문구에 혹해서 이 작품만큼은 보다 대중적인, 그래서 정말 웃음이 터져나오는 영국식 유머를 만날 수 있진 않을까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게 <영국 남자의 문제>는 꽤 어려웠고, 읽는 도중에도 몇 번은 지루함에 못 이겨 저만치 치워두기도 했던 책이다. 누군가는 극찬해 마지 않았던 작품이지만 내게는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듯한 불편함을 안겨준 문제작, <영국 남자의 문제>는 결국 그들만의 문제였던 것일까?
책에서는 세 남자가 등장한다. 묘한 경쟁관계에 있는 샘과 줄리언, 그리고 그들의 노스승 리보르. 작품에서는 줄리언을 중심으로 사건들이 전개되고 줄리언의 관점에서 세 사람의 관계가 주로 묘사된다. 원제인 '핑클러 문제'는 줄리언이 비유대인으로 겪게 되는 이질감 내지 그래서 이해할 수 없었던 샘과 리보르의 사고방식들 또는 그 역시 그들과 같은 '핑클러들'이고 싶은 욕망 등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작품 속 줄리언의 궤변이나 생각들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힘들었다. 그들과 다른 문화권에 살아서인지, 작가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나의 인생 경험이 짧아서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나마 아내를 잃은 남자들의 그 상실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지만 그 와중에 등장하는 농담아닌 농담들은 어디서 웃어야 좋을지 난감하다.
하워드 제이콥슨의 작품은 처음 읽었는데 그의 전작들이나 이 작품에 드러나는 독특한 스타일이 그만의 문체이고 특유의 유머라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첫 작품부터 결코 내가 선호하는 취향이라고 할 수 없는 작품을 만나 과연 그의 다른 작품에 호기심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얻은 진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p.358)"는 것. 책을 다 읽고도 풀리지 않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다시 읽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스런 책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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