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년 박성신 | 예담 | 20120716 평점 ![]() ![]() ![]() ![]() ![]()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어릴 때나 어른이 된 지금이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가 활짝 웃으며 문을 열어주면 기분이 참 좋다. 어디선가 나를 기다려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며, 이제야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안착했다는 안정감이 온몸을 감싼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런 가정의 보호 속에 자랄 수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온 듯 하다. 박성신 작가의 <30년> 속 두 남자 '대도'와 '민재'가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가정을 말이다.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주인공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 욕망한다. 한 남자는 타인의 신분으로 위장하여 단란한 가정의 불청객으로 끼어들었고, 또 다른 남자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의 불행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어린시절을 기억하지 못하고 고아원에서 자란 30대 중반의 민재는 이제 어엿한 석재회사 사장님이고 아름다운 아내 '혜리'와 귀여운 아들 '수빈'을 두었다. 이제 그에게는 딱 한 가지-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의 부모-만 충족되면 되었다. 궁여지책으로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그렇게 해서 만난 아버지가 대도였다.
그러나 대도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드라이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었고 이런 대도의 정체를 모르는 민재와 그의 가족들은 서서히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아 맞춘 것처럼 잠시나마 두 남자는 그들 각자가 꿈꿨던 가족을 드디어 이루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찰라의 행복을 느낄 새도 없이 민재의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고, 필사적으로 이 행복을 지키기 위한 두 남자의 잔인한 행동은 시작된다. 그와 동시에 대도와 민재의 불행도 함께 시작되었다.
작품 속에서는 여러 인물-대도, 민재, 혜리, 상우, 고기자, 복순, 덕환 등-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가정의 불화이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처음 만나는 사회이고 보호받아야 할 울타리가 폭력, 불륜, 살인 등으로 얼룩져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어린시절의 고통스런 기억이 성인이 되어 자신의 가정을 꾸린 후에도 영향을 주거나 대물림 되었다. 대도와 민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들이 처하게 된 태초의 불행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픈 비극이다.
'2011 갤럭시탭-텍스토어 디지털 콘텐츠 공모전’ 대상을 차지한 이 작품은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염두에 두고 선정했다고 한다. 앞으로 책 이외에 어떤 문화 콘텐츠로 다시 모습을 드러낼 지 궁금하다. 아쉬운 점은 스토리의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이 높아져야 하건만 대도의 정체가 너무 쉽게 밝혀지고, 그 이후로는 이야기가 힘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이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그 장르는 스릴러가 될텐데 그 때는 이런 취약점이 보강되어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진화하길 바란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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