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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it now

미국 서부 여행

by 푸른바람꽃 2012. 8. 20.
미국 서부 여행 미국 서부 여행
김남국, 윤인섭 | 시공사(단행본) | 201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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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총잡이 보안관과 무법자들이 등장하는 웨스턴 무비였다. 지금은 좀처럼 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장르가 됐지만 불과 몇 십년 전에는 헐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이 이 같은 서부 영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 세월도 무색케 하는 변함 없는 모습으로 미국 서부 여행을 유혹하고 있다. 캠핑카로 돌아보는 국립공원 투어가 그것인데 이제껏 내가 상상했던 미국 여행과는 여행지의 규모에서부터 차원이 달랐다.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광활한 미국을 만나고 싶다면 <미국 서부 여행>이 제 격이다.  

 

그러나 일단 장기간의 해외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준비할 것이 많다. 게다가 패키지 관광도 아니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 하다시피 해야 하는 오토캠핑 여행일 경우에는 외지에서 아쉬운 것이 어디 한 두 가지 겠는가! 모든 것을 가져갈 수는 없어도 꼭 필요한 것은 반드시 준비하는 편이 여행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저자들의 경험적 조언이 듬뿍 담긴 캠핑 준비물, 렌터카 예약 방법, 캠핑장 기본 정보는 이 책을 지니고 실제 미국 서부 국립공원 오토캠핑을 도전할 사람들에게는 빛이요, 소금과도 같은 내용이다.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할 차례다. 저자들은 미국 서부 국립공원 15곳을 크게 4지역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2년 동안이나 미국 서부에 거주하며 보고 듣고 모은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그림 같은 사진과 함께 아낌없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하면 일종의 관광지 느낌이 강하다. 땅의 크기가 작으니 그 규모도 유명 산을 중심으로 한 주변 경계 지역이 전부이다. 그래서 미국의 국립공원을 보며 그 장엄한 풍경은 말할 것도 없고, 규모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국립공원들이 지정되기까지의 과정에 있다. 인적 하나 없는 황무지와 같은 땅들도 사유지일 경우에는 국가에서 함부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 사유지를 구입해 나라에 기부하고 모두가 함께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나누고자 했던 록펠러 일화는 인상적이었다. 또한 '요세미티'라는 말이 "그들은 살인자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이 같은 국립공원에 얽힌 뒷 이야기는 테마라고 해서 각각의 공원 소개가 끝나면 등장한다. 별책부록 같지만 실은 책의 본문만큼이나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서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국의 국립공원이라고 해 봤자 옐로스톤, 그랜드캐니언, 요세미티 정도가 전부였다. 나머지 국립공원들은 이름조차 생소한 곳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책 한 권으로 이 넓은 곳들은 한 꺼번에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미국 서부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리고 같은 서부 지역 내에 위치한 공원들이라도 저마다의 특색이 있어서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아직 미국에 가 본 적은 없지만 만약 가게 되더라도 뉴욕, 보스턴, LA, 시애틀 등 주요 도시들을 1순위로 꼽았었다. 그런데 <미국 서부 여행>에서는 미국이 얼마나 넓은 곳이고, 또 그 넓은 곳에 얼마나 많은 볼거리가 있는 지 새삼 일깨워 주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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