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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인테리어 ; 전셋집도 내 집처럼 꾸미는 방법

by 푸른바람꽃 2012. 10. 21.
전셋집 인테리어 전셋집 인테리어
김동현 | 미호 | 201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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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하나 둘 결혼하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요즘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둥, 내 집이 아니니 신혼집도 신혼집 같지가 않다는 둥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몇 주 전에 결혼을 한 친구도 신접 살림은 남편될 사람이 혼자 자취하던 아파트에 차려, 꾸밀 것도 없이 필요한 가구만 몇 가지 더 구비해 살 것이라 전했다. 그래도 명색이 신혼집인데 서운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어짜피 내 집도 아닌 집에 돈과 정성을 들여 뭐하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치만... 이라는 말이 자꾸 입에 맴돌았다. 동가홍상이라는 옛말도 있듯 하루를 살아도 이왕이면 예쁘고 멋진 집에 사는 것을 누구나 꿈꿀테니까. 이런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전셋집 주거자들을 위한 똑똑한 인테리어 책이 있다. 이른바 전셋집도 내 집처럼 꾸미는 방법이 가득한 <전셋집 인테리어>가 그것이다.

 

우선 표지 사진을 장식하고 있는 북유럽 스타일의 이 집은 어딜까 싶었는데 저자의 두 번째 전셋집 주방이자 현관의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 이 책에는 총 4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우선 표지 사진 속의 집에 앞서 저자의 신혼집 인테리어부터 처제의 방, 친구의 신혼집, 자신의 두 번째 전셋집 꾸미기까지의 사례를 보여주고, 다음에는 꾸미기 좋은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전셋집 구하기 노하우와 이사 정리, 발품 팔며 알아낸 인테리어 소품 가게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문의 색과 손잡이, 벽의 타일, 조명 등 사소하지만 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들을 하나씩 바꾸는 방법과 수납을 위한 장소 만들기 및 인테리어 소품에 대한 것, 끝으로 저자의 손재주가 빛을 발하는 DIY 가구 만들기까지 알찬 정보가 가득하다.

 

책을 읽는 동안 줄곳 이런 사람과 알고 지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책에는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모든 방법들이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 있지만 막상 이 책만 보고 따라하겠다고 나서기에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리고 이런 방면으로 미적 감각과 손재주가 있고 없고는 무엇보다 큰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꾸며진 인테리어 공간을 사진으로 보니 어쩔 수 없이 욕심이 생기는데 의외로 비용이 적게 들어 깜짝 놀랐다. 이렇게 집을 꾸밀 때마다 저자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전셋집에 헛돈 들인다며 걱정을 들었었나 보다. 그래서 그러한 걱정에 마침표를 찍듯 그는 일목요연하게 전셋집 인테리어가 결코 낭비가 아님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2년 후 이사갈 때는 다음에 이사오는 사람을 위한 선물이라 생각한다는 대목에서 '그래, 이렇게 마음 먹는다면 50만원 정도 투자하는 것은 결코 손해보는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평헤라, 뿔헤라, 퍼티 등 알 수 없는 명칭이 등장해서 이건 뭘까 싶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요리책을 보면 책의 도입부에 사용되는 도구나 재료 등에 대한 설명이 먼저 등장하듯 이 책에서도 인테리어에 필요한 기본 도구와 명칭 등에 대한 설명이 먼저 있었다면 더 좋아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책의 부족한 것들은 저자의 블로그 '김반장의 이중생활(http://blog.naver.com/poderosa3)'이 대신 채워 준다. 블로그를 방문해 보면 인테리어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서 좋다. 저자는 뚝딱뚝딱 가구를 만들고 저자의 아내는 드르륵 재봉틀로 페브릭 소품을 만들어 내는 이 집의 인테리어에 온기가 있는 이유도 더불어 알 수 있다.

 

흔히 전셋집 하면 잠깜 머물다 떠나는 남이 집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그 잠깐이란 시간도 보통 1년 이상 2년은 되고, 그곳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남이 아닌 내가 사는 집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전셋집 인테리어는 현재의 내 삶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자 앞으로 내가 머물 공간을 더 풍요롭게 채워넣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저자만큼 탁월한 솜씨가 없고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할지라도 작고 간단한 일부터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령 문 손잡이를 바꾸거나 인테리어용 액자를 걸어둠으로써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내 집이 없으니 이 책의 처제방 꾸미기를 바탕으로 내 방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부터 도전해 보고 싶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