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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소녀 - 평범함을 강요하는 세상으로부터의 탈출

by 푸른바람꽃 2010. 4. 13.

하늘을 나는 소녀

저자 빅토리아 포레스터  역자 황윤영  그림 박희정  원저자 Forester, Victoria  
출판사 살림FRIENDS   발간일 2010.03.23
책소개 『하늘을 나는 소녀』는 언제나 너그러운 마음과 강한 도전 의식을 지닌, 하늘을 나는 소녀 파이퍼를 ...

 

이 책의 띠지에는 나의 관심을 끄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그에 어울리는 내용,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만화가 박희정의 그림까지 모두 이 한 권의 책에 담겨져 있다는 것이 나를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하늘을 나는 소녀>는 기대에 비하면 실망이 큰 작품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만화가 박희정의 그림이 예쁜 표지가 전부라는 사실이다. 띠지의 문구를 보면 마치 이 책의 내용만큼이나 박희정 만화가의 그림을 강조하고 있어서 당연히 본문의 삽화로 그녀의 다양한 그림을 만나게 되리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책을 받자마자 넘겨본 책의 본문은 모두 글로 채워져 있을 뿐이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처럼 각 장의 서두에라도 삽화가 하나씩 실려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한 이 작품은 띠지의 문구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선 안된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소녀>의 주인공 파이퍼는 제목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천부적인 이 능력을 그녀의 부모는 두려워했고, 파이퍼에게도 다시는 하늘을 날아서는 안 된다며 신신당부를 했다. 그리고 가급적 파이퍼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학교조차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인 소풍에서 파이퍼는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하늘을 날아올라 깜짝 놀라게 한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파이퍼는 공공연하게 변종 취급받으며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갑자기 찾아온 헬리언 박사의 설득에 그녀와 비슷하게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인 기숙학교(인세인 연구소- 정상, 안정 그리고 보통을 위한 연구소)로 향한다. 그러나 이 연구소에는 아이들이 모르는 음모와 비밀이 있었고, 파이퍼를 포함해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이 난관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역자의 말에서도 나오지만 이 작품은 영화 '엑스맨'을 떠오르게 한다. 영화에서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변종 취급당하며 연구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의 능력을 연마하여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주는 학교가 등장했었는데 그 학교가 마치 <하늘을 나는 소녀>의 인세인 연구소와 비슷하다. 그러나 인세인 연구소는 보여지는 것과 달리 무서운 음모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영화와 다르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비교적 쉽게 눈치챌 수 있다. 특별한 재능을 지닌 아이들을 통해 그들이 '다름'이 '틀림'은 아니라는 것이다. 평범하고 비범한 것은 옮고 그름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평범하지 못한 것을 '나쁘다', '틀렸다'고 간주하고 모두가 평범해 질 것을 강요하곤 한다. 모두가 평범한 세상에 살면 세상은 얼마나 단순하고 재미없어지겠는가! 각자의 다양성이 인정되는 세상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바라는 세상이다. 이 작품은 '콘래드'가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에게까지 버림받는 모습을 통해 부모야말로 가장 먼저 아이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재능을 발전시켜주는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줘 주고 있다.

 

초능력을 가진 소녀라는 제법 특이한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크게 색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비슷한 내용의 영화도 있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다른 작품들에게 자주 등장해 익숙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어른들보다 그 또래 나름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