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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해도 될까요? - 운명적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by 푸른바람꽃 2010. 4. 16.

지금 사랑해도 될까요

저자 제임스 패터슨  역자 조동섭  공저자 가브리엘 샤보네트  원저자 Patterson, James  
출판사 밀리언하우스   발간일 2010.04.23
책소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뛰어넘는 운명적인 사랑! 베스트셀러 작가 제임스 패터슨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봄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예쁜 사랑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책이 <지금, 사랑해도 될까요?>였다. 무조건 행복한 기분에 빠져들고 싶을 때 로맨스 소설은 훌륭한 친구가 되어 준다. 다시 겨울이 된 것처럼 연일 쌀쌀한 바람이 불어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게 했던 요즘, 이 책이 내게 그런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길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뉴욕에 사는 여덟살의 소녀 제인. 그러나 한창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일에 바쁜 엄마와 그런 엄마의 지나친 남성 편력으로 제인은 혼자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상상의 친구' 마이클이 있었다. 이 상상의 친구는 오직 제인의 눈에만 보이는데 제인 또래가 아니라 매력적인 어른이었다. 그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게임을 하고, 학교를 오가는 날들이 이어져 왔었다. 그러나 아홉번째 생일을 맞이한 날, 마이클은 제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마이클과 제인 모두 모르지만, 마이클과 같은 '상상의 친구'들에게는 어떤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3년이 흐른 후, 제인은 마이클과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연극으로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고 영화 제작까지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연극에서 마이클 역을 연기했던 잘생긴 배우는 그녀의 현재 남자친구가 됐고, 남들이 보기에는 일과 사랑 모두 성공한 여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보면 제인은 아직도 시시콜콜 간섭하는 엄마의 그늘 아래 있었고, 지나치게 잘생긴 남자친구는 제인을 성공의 발판으로 이용하려 들 뿐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한편 그 시각, 23년 전에 사라졌던 마이클은 잠시 '상상의 친구' 일에서 벗어나 뉴욕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모두가 바라는대로 운명적인 재회를 하고 이내 사랑에 빠진다.

 

책에서 그려지는 마이클은 모든 여자가 꿈꾸는 이상형에 가깝다. 매력적인 외모와 다정다감한 성격, 착한 마음씨와 한 여자를 향한 뜨거운 사랑까지 어디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보통의 로맨스 소설에도 완벽에 가까운 남자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치명적인 결함을 하나씩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일종의 수호천사 신분인 마이클은 그가 천사라는 점을 제외하면 정말 완벽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과거 제인의 눈에만 보이던 때와 달리 수호천사 업무에서 잠시 휴가 중인 마이클은 모든 사람들의 눈에 보이고 스스로도 점점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따라서 제인과 사랑에 빠진 마이클의 모습은 마이클 자신에게는 더없이 낯설지 몰라도 보통의 남자들과 다를 바 없었다. 

 

책에서는 제인과 마이클을 모두 화자로 등장시켰다. 그래서  서로에게 끌리는 두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고, 서로에게 말 못하는 비밀도 독자들은 미리 알고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어른이 된 후에도 제인이 어머니의 간섭에 따르는 미성숙한 상태였다가 마이클을 다시 만나고 나서 진정한 어른으로 내면이 성장해 가는 과정은 성장소설 느낌도 들었다.

 

로맨스 소설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해피엔딩에 있다. <지금, 사랑해도 될까요?>에서도 독자들을 흐믓하게 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결말에 엄마와 딸의 따뜻한 화해와 사랑이 깃들어 있어서 더욱 좋았다. 짧게 짧게 끊어지는 각 장의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는 바람에 결국은 한 권을 쉼 없이 다 읽어 버리고 말았던 <지금, 사랑해도 될까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봄바람처럼 훈훈한 사랑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