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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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캘리그라피, 수채화풍 삽화, 멋진 사진과 글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책,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한 번 읽은 책들은 좀처럼 다시 읽지 않는 편인데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자꾸만 다시 펼쳐보고 싶게 하는 책이었다. 그래서 내심 크로아티아에 이어 다른 나라도 시리즈로 만나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바람대로 도서출판 가치창조에서 이번에는 '벨기에'를 소개해 주었다. 제목에서부터 군침이 꼴깍 넘어가게 하는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를 만나는 순간, 나는 어느새 유럽의 중심에 서 있는 듯 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플란다스의 개, 스머프, 와플, 수제 초콜릿, 루벤스, 노트르담 대성당, 오줌싸개 소년 동상... 이 모든 것들의 나라가 바로 벨기에다. 어린시절에 즐겨 봤던 추억의 만화 '플란다스의 개'에서 풍차가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그 배경이 된 나라로 네덜란드를 떠올렸었다. 그러나 만화 속 그 곳은 벨기에 제2의 도시 안트베르펜이란 곳이었으며,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었했던 루벤스의 그림 있던 그 곳이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관심만 있었다면 쉽게 알 수 있었을텐데 나는 그동안 까마득히 '플란다스의 개'를 잊고 살았다. 하지만 기억의 문을 열어젖히자 마치 엊그제 본 만화처럼 장면들마다 선명하게 떠오르는게 신기할 지경이다.
이 책에서는 앞서 언급한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을 포함해 수도 브뤼셀과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브뤼헤, 겐트 지역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유명한 관광지와 맛집, 중세 유럽의 대표적 건물 등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따라서 혹시라도 벨기에를 먼저 다녀온 사람의 경험담이 듣고 싶다거나 벨기에 여행 계획이 있다면 이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시원시원한 풍광과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벨기에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생생한 사진에 모두 담았고, 그 사진에 어울릴만한 저자의 소소한 경험담과 생각들이 진솔하게 쓰여져 있어서 여행기가 아닌 수필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벨기에라는 나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던 만큼 심리적 거리감도 멀었다. 그러나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의 손을 잡고 벨기에의 곳곳을 누비는 사이 코 끝에는 고소한 와플 굽는 냄새가, 혀 끝에는 달콤한 초콜릿 맛이, 손 끝에는 벨기에의 선선한 바람이 스치고 지난다. 매일 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에 발이 묶여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와 같은 멋진 여행서적들이다. 따라서 잘 만들어진 여행서적들과 함께라면 세계일주도 결코 꿈만은 아니리라. 중세 유럽으로 떠났던 이번 벨기에 여행 역시 크로아티아 편과는 색다른 맛이 있어서 꽤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행복, 달콤함에 이어 다음으로 우리 마음으로 번져올 그 '무엇'이 나는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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