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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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탈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에버모어>에 이어 두 번째 작품 <블루 문>을 만났다. <에버모어> 때도 느낀 바지만 이번 작품 역시 환상적인 느낌의 표지가 매우 아름다웠다. 푸른 달이 뜨는 밤, 주인공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전작에서 여주인공 '에버'는 운명적 사랑인 '데이먼'을 만나 그녀의 전생과 자신 앞에 놓인 운명을 마주하게 됐다. 그 후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을 가로막던 장애도 사라지고 다시 행복만을 느낄 것 같았던 두 사람. 그러나 이 작품이 시리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블루 문>에서는 또 다른 갈등과 장애가 등장하리라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 가능한 일이다.
이 작품이 이모탈 시리즈의 2권에 해당하는 책이긴 하지만, <블루 문>의 도입부를 읽으며 비교적 전작의 대략적인 상황을 잘 설명해 놓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에버모어>를 읽었음에도 어느새 그 내용이 흐릿해지고 있던 참이었는데 작가는 전작을 미처 못 읽었거나 읽었더라도 나처럼 온전히 기억해 내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친절하게 전편의 중요 내용을 언급하여 정리해 준다. 시리즈물을 읽을 때는 이런 작가의 배려가 작품을 따라 읽는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느꼈다.
<블루 문>에서는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이 보다 성숙하게 되는 단계인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이 흔들리게 되는 위기에 처하고 그에 따른 생명의 위협도 도사리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특이한 점은 전작에서 데이먼에게 의존하며 모든 것에 혼란을 느꼈던 에버가 이제는 데이먼을 위험에서 구하고 그녀 스스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따라서 에버가 정신적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이 <블루 문>에서 잘 나타난다. 이것은 아무래도 이모탈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십대 청소년들이기때문에 그들의 이야기에도 성장 소설의 느낌이 녹아있다.
<에버모어>를 읽었을 때는 기대가 컸던만큼 다소 실망도 컸다. 그러나 <블루 문>에서는 더이상 다른 작품과 비교하지 말고 이모탈 시리즈로만 읽으려고 애썼다. 그래서 그런지 애초의 설정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블루 문>은 이모탈 시리즈만이 갖는 새로운 설정들을 추가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친 느낌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사건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책의 두께에 비하면 일어나는 사건은 제한적이고 터무니없이 단조롭다. 그것이 전체적으로 스토리를 밋밋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인 것 같다.
끝으로 주인공 에버처럼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짐을 평생 지고 살기란 얼마나 괴롭고 힘든 일일까 생각해 본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시간을 되돌려 그 때의 실수를 만회하는 것이겠지만, 결국 잔인한 운명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위안 삼을 만한 것은 처음부터 누구의 잘잘못으로 일이 그렇게 된 것은 아니란 사실이다. 그러므로 더이상 죄책감과 후회로 괴로워하며 인생을 허비하는 일 없이 앞으로의 인생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만이 실수를 만회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과거에 연연해 하다가는 미래로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다. 과거의 잘못, 과거의 사랑 따위는 과거에 묻어두고, 지금 자신의 앞에 주어진 사랑과 삶에 온전히 집중해야만 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을 에버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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