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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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다시금 직장 생활에 얽매이기 시작하면서 사적인 시간은 줄어들었고, 그만큼 일상의 답답함을 느끼는 시간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부쩍 여행서들을 더 많이 읽게 됐다. 그 중에서도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는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로 나를 안내했다.
아침 출근길에 즐겨듣는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체코'라는 나라를 극찬해 마지 않았다. 몇 번을 다녀와도 체코만큼 인상적이었던 나라가 없더란다. 가끔 프라하를 다녀온 사람으로부터 여행담을 전해들었을 때에도 체코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곳이 분명한 듯 보였다. 이처럼 여행자의 로망이 가득한 체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어렴풋이 엿볼 수 있었으나 체코에 대한 정보는 거의 백지 수준에 가까웠다. 그런데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에서 저자 최도성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체코의 이야기는 그곳의 역사부터 시작해 문학, 음악, 미술, 종교 등에 이르기까지 체코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기쉽게 잘 설명해 준다.
여행서들 중에는 여행지에 직접 들고가서 여행에 길라잡이로 활용하면 좋은 책이 있는 반면,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그곳에 대한 정보 습득 차원에서 학습에 좋은 책이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는 후자에 가깝다.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로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적어도 이 책에 실린 내용정도는 미리 알아두고 떠난다면 그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어느 여행이든 아는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들려주는 체코의 역사와 문화는 체코를 이해하는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카프카, 베토벤, 존 레논, 모차르트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법한 이 유명인사들이 모두 동유럽의 나라들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내용도 가득하다. 그리고 본문 속에서 간간히 언급되고 있는 소설, 음악, 영화 등도 직접 접해보면 책의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특히 음악과 영화는 책의 제일 뒤에 부록처럼 잘 정리되어 있어 찾아보기 쉽게 되어 있다.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의 70%정도는 체코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나머지 30%의 내용 중 25% 정도는 폴란드 소개이며, 그 나머지가 슬로바키아에 대한 것이다. 체코에 비해 다른 두 곳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동안 무척이나 궁금했던 체코에 대해서만큼은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는 나도 보헤미안 블루빛깔로 물든 카를4세 다리에서 프라하 성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을까? 값을 따질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이 풍경을 사진이 아닌 눈과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날이 꼭 찾아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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