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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한다는 건

by 푸른바람꽃 2011. 2. 6.
너를 사랑한다는 건 (양장) 너를 사랑한다는 건 (양장)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정영목 | 은행나무 | 201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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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이어 <우리는 사랑일까> 그리고 이 작품 <너를 사랑한다는 건>까지 일컬어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이라고 부른다. 이 시리즈의 앞선 두 작품은 대학 시절 도서관을 배회하다 우연히 발견하고 읽게 됐다. 그런데 사랑과 인간관계 모두에 서툴렀던 당시에는 읽으면서 꽤나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연애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로맨스보다는 심리학 내지 철학적 느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 하는 이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사랑에 관한 깊은 통찰에 감탄하며 뒤늦게 '알랭 드 보통'식의 사랑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커플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가족의 탄생에 관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들이 주인공인가 했는데 <너를 사랑한다는 건>의 진짜 주인공은 저자 자신을 그린 듯한 가 쓰는 전기의 대상인 이사벨이다. 그리고 첫머리의 이야기는 이사벨의 부모님에 관한 것이었음이 이내 밝혀진다.

 

가 전기를 쓰게 된 이유는 그의 전 여자 친구가 그를 떠나며 했던 말 때문이었다. “이기적이고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그녀에게 낙인찍힌 후 는 우연히 서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보고 공감이란 말에 주목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전기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 대상은 영국의 평범한 아가씨 이사벨이었다.

 

놀랍게도 이사벨에 대한 탐구가 깊어지는 과정은 남녀의 연애사와 상당 부분 비슷했다. 낯선 존재였던 서로가 알아가는 시간 속에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인 ‘Kiss and Tell'유명인과 맺은 관계를 언론이나 출판으로 대중에게 폭로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한다. 책에서는 제목처럼 유명인은 아니겠지만 이사벨이 만나왔던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진까지 공개돼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은 그저 소설의 여주인공이었던 이사벨이 마치 현실의 인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사벨이 실존 인물이라고 믿으며 내용에 더욱 심취하게 된다.

 

저자는 남자인 의 서술을 통해서는 남자의 심리를, 그가 통찰하는 대상인 이사벨을 통해서는 여자의 심리까지 생생하게 표현해 놓았다. 그러므로 남녀 모두에게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끝으로 책을 덮으며 <너를 사랑한다는 건>이라는 질문과도 같은 이 책의 제목에 대해 문득 답을 하고 싶었다. 너를 사랑한다는 건 너를 안다는 것이고, 앎으로 인해 너를 이해하는 것이며, 이해하므로 너와 공감하는 것임을...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