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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by 푸른바람꽃 2011. 7. 15.
책에 미친 바보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 권정원, 몽우 김영진 | 미다스북스 |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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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출간되었던 <책에 미친 바보>가 새로운 모습으로 재출간 되었다. 스스로를 간서치(看書癡) 즉 지나치게 책을 읽는 데만 열중하거나 책만 읽어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이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대문장가였던 "이덕무"이다.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학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그러나 <책에 미친 바보>로 알게 된  이덕무는 누구보다 독서를 즐겼으며 배운 것을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장으로 새롭게 창조해 낼 줄 아는 진짜 선비였다.

 

그러한 이덕무가 직접 지은 다양한 글들을 엮어 놓은 <책에 미친 바보>는 이덕무 자신이 직접 소개하는 인간 이덕무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그의 글에서 글쓴이의 성품까지도 모두 느껴볼 수 있다. 실학자였음에도 그는 세태에 휩쓸려 다니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벗삼아 세상을 깨우치기를 즐겼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독서는 다독은 다독이되 한 가지 분야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하여 견문을 넓히라고 권하고 있다.

 

평생을 책을 읽고 쓰는 일에 바친 이덕무의 삶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심적으로는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 중 하나였지 않나 싶다. 그가 좋아하는 책이 있고, 어쩌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 책에 대한 토론도 하며, 자신의 학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저서를 남겼으니 말이다. 역사가 이야기 해 주는 이덕무라는 사람은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서출 출신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실학자 정도였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글로 만나는 이덕무는 어릴 때부터 천진난만하고 글쓰기와 책읽기를 좋아했으며 어른이 되어서도 학문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인물이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에 미친 바보>는 이덕무의 인품과 학식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좋은 산문집이다. 첫장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이어서 그의 독서력에 대한 내용과 글쓰기에 대한 내용, 지음이라 할만한 그의 벗들과의 글로 나누는 대화, 선비로서 그의 신념과 끝으로 여행을 하며 느끼는 감회가 멋진 문장들로 가득하다. 특히 개정판에는 부록으로 <책에 미친 바보>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들과 고서들, 그리고 한자로 표기된 원문까지 소개되어 있어 유익하다.

 

소설의 허구성에 큰 매력을 느끼며 주로 소설들만 줄기차게 읽고 있는 나의 독서를 두고 아마 이덕무가 살아있다면 한 마디 했을 것 같다. 그가 소설을 배척하는 이유를 읽을 때 마치 내게 이제는 편독을 삼가고 진정한 다독의 길을 걸으라는 충고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저 선비라면 백면서생일 것이란 고정관념이 강했는데 이덕무의 삶의 모습을 보면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보다 더욱 인간미 넘치는 그가 왠지 정이 간다. 이 책으로 인해 시대를 훌쩍 뛰어 넘고 "이덕무"라는 독서의 멘토를 만난 기분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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