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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차일드

by 푸른바람꽃 2011. 9. 23.
블러드 차일드 블러드 차일드
팀 보울러(Tim Bowler), 나현영 | 살림 |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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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표지의 이 책은 <리버보이>의 작가 팀 보울러 신작이다. 그런데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리버보이>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후속 작품들을 몇 권 읽었는데 생각 밖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감이 꽤 컸었다. 팀 보울러의 작품이 내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굳어져 갈 때쯤 <블러드 차일드>가 등장했다. 이번에도 팀 보울러만의 색깔이 짙은 청소년 성장소설이었는데 흥미롭게도 판타지 요소와 범죄스릴러가 결합해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윌. 사고로 의식이 혼미한 때 그는 낯선 소녀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의문의 소녀는 대체 누구이며, 윌이라고 불리는 자신은 어떤 아이였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는 진부하다 못해 너무 뻔해 보이지만 이런 소재가 소설이나 드라마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유는 그 자체로 충분히 다양한 상황의 전개와 갈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블러드 차일드>에서도 윌을 제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알아나가기 시작한다. 주변의 사물들에 대해서는 습관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태도, 말 등을 종합해서 "윌"을 완성해 나가는 느낌이다.

 

사고 전에도 윌은 환영을 보면서 마을에 대한 불길한 말을 일삼는 통에 비정상인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사고 이후에도 환영을 보는 윌의 문제를 계속되었고, 오히려 실질적은 위협이 가해져 불안과 공포는 증폭되어 간다. 그나마 그와 함께 고민을 해 주던 친구들조차 목숨을 잃거나 사라지게 되면서 그들을 노리는 자들이 단순히 환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실체가 있음을 체감한다. 핏빛 아이들은 누구이며, 윌과 그의 친구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이들의 정체는 누구인지 마지막에는 드러난다.

 

판타지 소설인 줄 알지만 알고보면 스릴러 요소가 적당히 결합되어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정체감 형성과 어른들의 세계를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는 사회 감시자의 역할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다. 언젠가 저자는 작품에서 청소년들이 주인공일 때 그들에게 아이와 어른의 모습을 모두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블러드 차일드>에서도 비록 청소년들이지만 그들이 결국 사건 해결의 주도적인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오히려 그들에 의해 은폐하려고만 했던 마을의 비밀과 어른들의 잘못이 드러나게 되어 더욱 통쾌한 느낌이다. 이전에 읽은 작품들보다는 팀 보울러라는 작가에 대해 좀 더 기대감을 갖게 했던 <블러드 차일드>였지만 역시나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몇가지 아쉬운 점들 예를 들면 계속 안개 속을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 안개가 걷히며 환해진 듯한 느낌은 여전했다. 따라서 결말까지 보다 치밀한 긴장감과 사건의 미스테리함이 잘 유지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책에 대한 홍보성 게시물이 아니며 소신껏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임을 밝힙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