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카페 이민정 | 중앙북스 | 20110901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매일 오가는 출퇴근 길을 습관적으로 오갈 뿐 휴일에도 내가 사는 동네를 다녀본 적은 거의 없다. 그래서 가끔 지인들이 동네에 맛집이 어디냐고 물어도 대답을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 주말 오후의 점심 끼니가 마땅치 않아 외식을 결정했는데 당장 어디로 가면 좋을 지 난감했다. 마침 새로운 파스타 집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망설일 것도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개업집답게 깔끔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종업원이 마음에 들었고, 음식도 재료 본연의 풍미가 잘 느껴진 한편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 가격대는 제법 자존심 강한 파스타 집이구나 싶은 중상 정도. 이날 내가 먹은 파스타는 봉골레 스파게티였다. 어느 파스타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메뉴이고 여러 곳에서 먹어봤지만 먹을 때마다 그 맛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국물이 자작한 것을 좋아하는 내게 이 집의 봉골레는 국물이 너무 많았었다. 대신 면을 삶은 정도나 조개의 신선도는 높이 살 만 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지인들에게 나는 이 집을 괜찮은 레스토랑으로 추천할 것 같다. 무엇보다 번번히 파스타 만들기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이제 동네에서도 괜찮은 파스타들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왠만한 동네에는 파스타 전문점이 한 두 곳은 꼭 있지만 '맛있는 집' 혹은 '개성 있는 집'은 오히려 드물다. 우리 지역에서는 그나마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손꼽히는 몇몇 곳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많은만큼 더 찾기 힘들런지 모르겠다. <파스타 카페>의 저자 이민정은 10년 이상 잡지사 에디터를 하며 알게된 정보와 본인의 발품을 팔아 발견하게 된 정보를 모아 펴낸 파스타 맛집과 그들의 비밀스런 레시피다. 셰프의 무기와 다름 없는 레시피를 공개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그만큼 손맛으로 승부하는 요리사들의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에 소개된 가게들은 외양이나 내부 인테리어 모두 여자들의 마음에 꼭 드는 모습들이다. 각기 다른 콘셉트로 꾸며져 있는데도 하나같이 편안한 분위기가 따뜻한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가게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주인공인 파스타들을 요리하는 오너셰프들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 저자의 글로 정리되어 있다.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가게들은 셰프가 곧 주인장이자 종업원이었다. 소박하게 시작한 작은 가게가 입소문을 타고 맛집으로 등급한 경우가 많았다. 동네 구석구석으로 파스타 가게들이 뿌리내리기 시작하면서 이런 맛집들도 골목 사잇길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직접 가서 맛보고 싶은 파스타들을 눈으로만 시식한다는 건 참 괴로운 일이다. 대신 집에서라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가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익히 알려져 있듯이 파스타 요리의 레시피는 복잡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 간단함을 똑같이 흉내내도 그 맛을 흉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파스타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토마토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봉골레 스파게티만이라도 잘 만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토마토 스파게티도 미완성이다.
셰프가 정성껏 요리한 파스타를 후루룩 한 입에 넣고 맛깔스런 수다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파스타 카페. 다가오는 주말에는 꼭 한 번 찾아보길 바란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파스타 + 카페>에 소개된 집들 가운데 어떤 곳이라도 괜찮을 듯. 어제 먹었지만 오늘 또 먹고 싶은 파스타들이 가득해서 <파스타 + 카페>를 읽는 내내 군침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책에 대한 홍보성 게시물이 아니며 소신껏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임을 밝힙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