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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it now

삼총사 1, 2

by 푸른바람꽃 2011. 10. 23.
삼총사 1 (양장) 삼총사 1 (양장)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김석희 | 시공사(단행본) | 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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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소스 멀티 유즈가 대세인 문화 시장에서 <삼총사>는 기획자들에게 매혹적인 명작이다. 이 점은 문화를 소비하는 대중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표작 <상총사>는 이미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 다양한 출판사의 각기 다른 번역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모두에게 사랑받는 고전이란 점에서 이 작품은 분명 득과 실이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그 인기를 입증한 흥행 보증 수표와 다름 없지만 한 편으로는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공사에서 <삼총사>의 출판을 기획할 때도 이 두 가지 점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공사의 <삼총사>가 가진 승부수는 무었이었을까? 

 

고급스런 양장본이 책의 소장 가치를 높이고 있긴 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띠지에 새겨져 있는 "최고의 번역가 김석희 프랑스어 완역"이었다. 번역서를 읽다보면 문장이 어색하고 도리어 어렵게 느껴지는 대목들이 종종 있다. 그만큼 번역가의 탁월한 번역과 매끄러운 문장이 책의 내용을 크게 좌우한다. 이러니 김석희 번역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책의 삽화이다. 프랑스의 역사화가이자 삽화가인 모리스 르루아르의 작품들이 극적인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등장하여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명작 동화를 읽을 때는 늘 그림이 함께였고, 이후에는 영화나 뮤지컬 등으로 "삼총사"의 모습을 수차례 봐왔기 때문인지 등장인물들은 이미 내게 시각화되어 있다. 그런데 만일 글로서만 읽어내려갔다면 그런 시각화된 요소들이 드문드문 떠오를 뿐이었을텐데 <삼총사>의 삽화는 또 다른 형태의 시각적인 요소로 각인되어 글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작가의 머리말로 시작되는 <삼총사>는 <다르타냥의 회고록>과 책의 부제 <(중략) 라 페르 백작의 회고록>을 언급하며 이 작품의 탄생 비화를 들려줌으로써 완역본을 실감케 한다. 그리고 줄거리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대로 가스코뉴의 호기로운 젊은이 다르타냥이 총사가 되기 위해 총사대장 트레빌을 만나러 가고 그 곳에서 삼총사-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를 마주친다. 세 명의 총사와 차례로 불쾌한 상황을 맞은 다르타냥은 한 시간 씩 간격을 두고 세 건의 결투를 벌이기로 한다. 그러나 첫 번째 결투 대상인 아토스와 마주한 그 때 입회인 자격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결투 대상인 포르토스와 아라미스가 등장하고 비로소 네 명이 한 자리에 모인다. 그러나 첫 번째 결투가 시작되자마자 추기경의 친위대와 맞딱뜨리고 결정적으로 다르타냥은 삼총사의 편에 서서 추기경의 친위대와 싸워 비록 정식으로 총사는 아니지만 수습 총사라는 이름으로 세 사람과 함께한다. 이후 1권에서는 루이 13세 시대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그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배경으로 국왕과 추기경의 대립이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시켜 준다. 그 가운데 프랑스 왕비와 영국 귀족 사이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은 주인공들의 모험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2권에서는 아름답지만 교활한 팜므파탈의 전형인 밀레디의 활약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과 악행을 저지르던 그녀의 비극적인 최후가 담겨 있다.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얽혀 있는 이 작품의 에필로그까지 읽고나면 긴 여정도 끝이난다.  

 

우리가 늘 궁금해 마지 않았던 이 작품의 미스테리는 제목이었다. 왜 사총사가 아닌 삼총사일까? 사실 책을 읽으면서는 확연히 깨닫지 못했으나 마지막의 역자 후기를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의 다르타냥과 당시 용맹한 총사들을 대표하는 삼총사들은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상반된 캐릭터였다. 다르타냥이 현실적 존재라면 삼총사는 이상적인 존재로서 본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모험을 하였으나 총사의 신분은 아니었던 다르타냥이기에 이 작품의 제목은 삼총사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양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던 아라미스의 미스테리는 여전히 모호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애니메이션에서처럼 남장여자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이 책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데 혁혁한 공을 하고 있는 것은 주석이다. 역자와 출판사의 노력으로 사전을 방불케 했던 자세한 주를 달아 역사적 사실을 보다 상세하고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서 작품의 이해도를 높여준다.

 

지금까지도 내 기억 속에 각인된 삼총사의 전형적인 콘텐츠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다르타냥 대신 달타냥이 더 익숙한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원작자의 의도를 가장 충실히 반영한 완역본 <삼총사>와의 만남은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었던 동시에 이 작품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책에 대한 홍보성 게시물이 아닌 소신껏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임을 밝힙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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