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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 유럽의 숨겨진 비경

by 푸른바람꽃 2009. 11. 15.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

 

 

얼마 전까지는 막연히 유럽이었다. 불행하게도 지금껏 대한민국 밖으로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훨훨 날아 지구 반대편인 그 곳으로 가는 것이 꿈처럼 아련히 내 맘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은 지중해 나라를 먼저 돌아본 뒤에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돌아봐야지.

 

생각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나의 유럽탐방국들 중에 이 곳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 나라의 이름만 몇 번 들어봤을 뿐, 위치나 문화, 풍광은 전혀 몰랐으니 당연하다. 

 

에두아르 펜칼라에 의해 펜을 세계 최초로 발명한 나라.

17세기 사랑하는 이의 안전을 기원하며 목에 천을 매어주는 풍습이 곧 넥타이의 시작이 되었던 나라.

극작가 버나드 쇼가 "지상 낙원"이라고 불렀던 나라.

10여 년 전 세르비아 내전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나라.

 

"모든 감탄사는 이 곳을 위해 아껴 두어야 한다."고 극찬한 그 곳.

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다.

 

정처 없이 인터넷의 바다를 떠돌다 우연히 찾아들어간 어느 님의 블로그 항구에서 크로아티아를 처음 만났다. 

그동안 제법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으로든 실제로든 종종 만나왔었지만, 크로아티아의 모습은 단숨에 날 사로잡았고

그 때부터 크로아티아에 대한 동경이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시중에 나온 크로아티아에 대한 책은 많이 없다.

틈새 시장을 노려 크로아티아를 찬찬히 돌아보고 이 책보다는 좀 더 정보가 담긴

여행 에세이를 내면 왠지 대박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 크로아티아의 세계를 깊이 드려다 보기 위해 집어들었던

이 책은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사진이 많으며, 생각보다 짧은 글이 갖는 힘이 있다.

 

처음에는 포켓북과 같은 사이즈도 모자라 휘리릭 넘겼을 때 글자보다는 시원시원한 사진들만

가득했기때문에 조금 실망했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더이상 크로아티아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속에서 소근거리는 진짜 이야기란 말이야...라며 아쉬움을 가득 안고서 한 장 두 장 넘겨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짧막한 글들에 솔깃하는 이야기가 있고, 재밌는 정보도 있으며,

마음을 두드리는 생각도 담겨 있어서 의외로 알찬 책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무엇보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모습을 직접 보는 듯 멋진 사진으로 담아냈고,

슥슥 그은 선과 수채화 풍의 투명한 색이 어우러져 더욱 멋드러진 일러스트가 책을 한층 더 예쁘게 포장했다.

 

파란 하늘 아래 붉은 지붕들이 소담히 모인 두브로브니크와 지중해 쪽빛 바다를 품은 아드리아해 해변,

태고적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호수의 숲 플리트비체... 아직은 유럽인들 중심으로 각광 받는 휴양지라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알아보니 유럽 투어 상품에 크로아티아가 포함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천상 이 곳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배낭하나 둘러 메고, 지도 한 장 꼭 쥔 채 스스로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

 

 그러므로,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

나는 크로아티아로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