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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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렁이는 물결이 마치 진짜 같은 책 표지에 까만색의 깨알 같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높이 10미터
시속 60킬로미터
공중에 떠 있는 시간 1.4초
어찌보면 이것은 다이빙의 전부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이빙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다이브>란 작품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책보다 영화가 먼저였다. 일본에서는 이미 작년에 개봉했지만, 국내에서 소개된 것은 일본 영화제와 같은 행사 때가 전부였다. 내가 어디서 이 영화에 대해 주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제목과 줄거리만 들어도 내가 알던 그 <다이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이빙 경기를 처음 본 것은 올림픽 중계를 보던 중 잠시 채널을 바꾸면서였다.
그 높은 도약대 위에서 순식간에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도 잠시, 곧 사각의 풀로 곤두박질 치는 모습을 보며 마치 그들이 물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게다가 공중에서 그냥 뛰어내리는 것도 아니고 빙그르르 돌기까지 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시간이 1.4초임을 알았을 때 정말 놀라웠다. 그러나 내심 저들은 하필이면 왜 '다이빙'이란 종목을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물론 매력적인 스포츠임에 틀림 없지만, '다이빙'에 자신의 미래를 건다는 것은 매우 무모해 보였다. 이런 나의 생각을 세 명의 소년들이 바꿔 놓았다. '다이빙'이 세상에서 얼마나 멋진 스포츠인지 도모키, 요이치, 시부키가 아사키 코치와 함께 다이빙의 매력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 것이다.
중학생인 도모키는 료, 레이지와 함께 MDC(미즈키 다이빙 클럽)에서 다이빙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MDC는 존폐 위기에 놓이고, 이 클럽에서 유일한 유망주는 후지타니 코치의 아들인 고등부 소속 요이치였다. 당장 클럽이 문을 닫으면 다이빙을 그만둬야 할 지 모르는 아이들. 그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MDC에 새로운 코치, 아사키가 나타난다. 그런 아사키 코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도모키였다. 그녀는 도모키의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조건과 재능을 알아보고 도모키에게 더 힘든 과제를 줌으로써 그의 잠재능력을 끌어낸다. 그리고 등장한 또 다른 다이빙 천재, 시부키. 전설의 다이빙 선수였던 할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그만의 다이빙은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렇게 도모키, 요이치, 시부키 세 사람은 선의의 경쟁자가 되어 1년 후 있을 시드니 올림픽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1권에서의 주요 내용은 나와 같이 다이빙에 문외한이 사람도 쉽게 다이빙이란 스포츠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나씩 설명해 주고 또 등장인물들의 실력 향상과 더불어 다이빙에 대한 독자들의 안목도 높여준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도 모르던 천재성이 있다는 코치의 말에 무작정 다이빙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도모키의 이야기를 통해서 스포츠 선수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잠시 접어두어야 하는 그들의 소소한 일상들에 대한 상실감때문에 방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천재성을 타고났다고 해도 노력 없이 최고가 될수는 없음을 도모키, 요이치, 시부키가 여실히 증명한다.
올해 개봉했던 영화 '국가대표'에서도 봤던 것처럼 비인기 종목 스포츠의 설움이 다이브에서도 그려진다. 본문 내용 중에서 수영 경기와 다이빙 경기가 한 곳에서 동시에 치뤄졌을 때의 묘사는 '다이빙' 스포츠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렇지만 다이빙 플랫폼을 떠나 공중으로 날아올르고 물 속으로 잠기는 일련의 과정이 주는 강렬한 쾌감과 그들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콘크리트 드래곤-책 속에서 다이빙 플랫폼을 세 선수는 그렇게 부른다-에 오르고 또 오르는 것이다.
아직은 영글지 않은 소년들이지만 그들의 꿈은 언제나 진지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어른인 나도 함께 숙연해 진다. 그들의 다이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이빙 국가대표 선발에 얽힌 뒷이야기와 지금보다 더 훌륭한 다이빙을 선보여줄 세 선수가 기다리고 있다. 1권의 흥미진진한 내용만으로도 어서 2권으로 빨리 뛰어들고 싶게 하는 다이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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