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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불류 시불류 - 평범한 일상도 철학적으로 사유하다.

by 푸른바람꽃 2010. 5. 25.

아불류 시불류

저자 이외수  그림 정태련  
출판사 해냄출판사   발간일 2010.04.30
책소개 무엇이 푸르냐고 나에게 묻지 말라. 그대가 푸른 것이 곧 진실이다.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

 

요즘 인터넷에서 떠오르는 소통의 수단은 트위터다. 유명한 작가와 배우, 가수, 전문직업인, 정치인 등이 트위터를 운영함으로써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성격상 이런  신종 커뮤니티가 등장하면 일단 가입해서 잠시라도 이용해 보는 편인데, 트위터는 내키지가 않았다. 지금도 벌여놓은 인터넷 개인 공간이 넘쳐나고 있는데 거기에 하나 더 보태기가 싫어서였다. 그래서 그 유명하다는 이외수 작가의 트위터 역시 구경도 못 해 봤다. 그런데 최근 그의 신작 <아불류 시불류>를 통해 그의 트위터 속 세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외수 작가의 <아불류 시불류>는 그의 트위터 속 323편의 글을 다시 묶은 책이다. 이미 그의 트위터 단골 방문객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불류 시불류>는 딱딱한 모니터를 통해서가 아니라 매끈한 종이에 인쇄된 활자로 다시 읽어 볼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내용의 책이라도 전자책과 종이책을 읽을 때 그 느낌이나 감동이 조금씩 다르듯이 트위터에서 가볍게 읽고 지나쳤던 글도 이렇게 종이책으로 다시 만나면 더 깊이 음미하고 사색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아불류 시불류>는 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가가 합심하여 만든 또 다른 책이라는 점에서도 볼거리가 충만하다.

 

'시간과 나, 그리고 영원'을 주제로 그렸다는 59컷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그 생명의 가치를 품고 있는듯 생생하고 아름답다. 한들거리는 꽃그림에서는 향기가 나는 것 같고, 물고기 한 마리는 종이 위를 헤어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실제로도 이 책에는 달콤한 꽃향기가 가득하다. 책 속에 끼워져 있는 예쁜 메모 카드에서 꽃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자의 의미심장한 글과 정태련 화가의 멋진 그림, 그리고 향긋한 꽃내음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느낌은 <아불류 시불류>를 책으로 만났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서 더욱 특별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자주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책의 제목과도 연관 있는 "시간 속의 나"였다. 시간의 소중함을 망각하게 만드는 나태함을 경계하라고 이르며, 시간과 세월의 무상함에 대해서는 저자의 경험담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또한 어지러운 세상사에 대한 따끔한 한 마디나 저자의 삶의 터전인 감성마을 소식들을 접할 때면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이외수 작가를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길지 않은 글에서 오히려 더 긴 여운을 남기는 <아불류 시불류>!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잠시 시간도 느릿느릿 흘러가는 듯 했다.